편의상 올드 미디어라 부르지만 올드 미디어와 뉴 미디어를 나누는 명확한 기준은 사실 없다. 학자마다 올드미디어를 전통미디어라 부르며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을 4대 전통 매체의 범주에 넣었지만 통-방 융합의 시대에 이들 매체 분류는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다. 각자의 영역이 뚜렷이 구분됐던 이들이 서로 분화하고 융합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다양하고 화려한 ‘말잔치’가 일어나게 마련이다. 이런 말잔치 속에 반드시 등장하는 ‘통방융합’ 따위의 용어는 전통 미디어 종사자들에게 더욱 혼란스럽게 다가온다. 또 하나는 ‘웹 2.0’(Web 2.0)일 것이다. 올드 미디어들이 통신과 방송의 융합에 대해 논하고 있을 때 인터넷 분야에서는 웹 2.0의 하위 범주로 ‘집단 지성’, ‘손수제작물(UCC, 또는 UGC)', ’검색‘, ’꼬리표 달기(태그, 또는 폭소노미)‘, ’공개 표준‘, ’에이잭스(AJAX)', ‘시만틱웹’ 등 인터넷에서 살아남은 자들을 분석한 ‘다소 생소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올드 미디어들은 곁눈질로 이들을 차용하며 현실 미디어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이번 호에는 주류 매체사는 물론 비주류 매체사에게 모두 관심이 갈 만한 용어 하나를 설명하고 이 용어가 현재 미디어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 것인지에 대해 다룬다.
롱테일 법칙, 파레토를 비웃다
대부분 기술과 관련된 웹 2.0 용어 가운데 몇 가지 비즈니스 용어가 차용됐는데 그중 하나가 ‘역(逆)파레토 법칙’, 또는 ‘롱테일(Long tail) 현상’이다. 최근 발간된 ‘웹진화론’이나 ‘롱테일 법칙’에서 주요 테마로 설명하고 있는 개념 가운데 하나다.
일단 파레토 법칙부터 간단히 살펴보면 ‘현실 세계를 이렇게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구나’하며 놀랄 수도 있겠지만 필자처럼 ‘인간 사회를 지나치게 단순화시켰다’는 비판을 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단 ‘파레토 법칙’, 또는 ‘20:80 법칙’은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발견한 법칙으로 ‘조직 구성원의 20%가 80%의 일을 소화하고 상품 중 20%가 80%의 매출을 올린다’ 따위의 설명으로 단순화 할 수 있다. 파레토는 이 법칙을 자연에서 찾았다고 한다. 그는 하루는 개미들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일 하는 개미는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가 놀고 있어 일하는 20%의 개미를 따로 모아놓았다. 그런데 결국 이 ‘일하는 개미’들 역시 20%만 일하고 80%는 처음엔 일하다가 역시 노는 개미로 바뀌더라는 것이다.
이후 이 파레토 법칙은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기제로 쓰였다. 대부분 고개를 끄덕일만한 내용이다. 미디어 종사자들에게 적용시킬만한 예로 ‘20%의 미디어가 80%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 정도로 설명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는 파레토가 발견한 것처럼 ‘백화점 하루 매상의 80%가 손님의 20%에서 나온다’는 통계와 맞물려 VIP 마케팅의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다. 즉 ‘100의 성과를 내기 위해 100의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20에 대한 집중적인 노력으로 20을 포기하더라도 80을 건질 수 있다’는 식의 ‘선택과 집중’에 대한 원리로도 차용될 수 있다.
그런데 이 파레토 법칙이 공격 받고 있다. 현대 사회는 그렇게 단순하지도 않고 그렇게 관대하지도 않다는 것이며 소외받고 있는 80%에 더욱 새로운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현대 사회는 파레토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복잡해지면서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미디어 산업의 구조만 봐도 왜 2:8로 단순화 시킬 수 없는지 해답이 나온다. 수많은 일간지 가운데 1%도 안 되는 단 3곳의 신문사가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수많은 방송 프로그램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한 방송사의 유명한 드라마 하나가 전국 시청률 40%를 점유하고 있는 현상도 비일비재하다. 10개 중앙일간지 뉴스 전문 사이트들의 트래픽을 합쳐 봐야 1곳의 포털 뉴스 섹션 트래픽에 못 미친다. 극소수에 의한 대다수 점령이라는 ‘양극화’가 어디나 문제가 되고 있다.
또 하나는 의도적으로 무시받았던 나머지 80%를 공략해 살아남은 기업들은 과연 파레토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는 반발이다. 이같은 반발은 지난 2004년 미국의 인터넷 비즈니스 잡지 와이어드의 크리스 앤더슨 편집장이 처음 사용해 유명해진 ‘역(逆)파레토 법칙’, 또는 ‘롱테일(Long tail) 현상’으로 회자되고 있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전체수익 중 절반 이상이 오프라인의 대형서점 서가에는 진열조차 안 돼 있던 비주류 단행본이나 희귀본에서 나오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스앤드노블이 보유하고 있는 도서는 13만 종인 데 비해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230만 종을 취급한다. 유통, 광고, 재고 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사이버 세상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 없이 세상의 모든 물건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국내에서도 비슷하게 발현되고 있다. 인터넷 장터 G마켓의 경우 판매되는 상품은 190만여 가지에 달한다. 하루 거래 건수는 40만여 건이다. 옥션 역시 35만여 건이 거래된다. 이마트 등 대형 할인점에는 보통 4만 5000가지 이상의 물품이 진열할 수 있지만 손님이 손쉽게 찾을 수 있는 품목은 1000여개에 불과하다. G마켓이 지난 5월 자사 사이트에 입점해 있는 판매자 16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판매자별로 평균 3명을 고용하는 소상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명(36.6%), 2명(37%)이 운영하는 경우가 65.8%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미국의 디지털 주크박스 회사인 이캐스트(Ecast)의 경우엔 1만개의 디지털 앨범을 구비하고 있는데, 그 중 98%가 적어도 3개월에 한 번 연주됐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사이트인 구글의 경우 주요 광고 수입원은 대형 글로벌 기업이 아니라, 지역 꽃 배달업체, 제과점, 웨딩숍과 같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이다. 구글의 광고를 실어주는 곳 역시 방문자 100명 내외의 수백만 블로그들이다.
인터넷 작은 이슈가 전국 방송 탄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인터넷 뉴스 흐름이 포털로 집중화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콘텐츠 소비자가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뉴스 공급 업체의 뉴스를 읽고 영향을 받고 있다. 뉴스 콘텐츠의 롱테일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몇 개의 지상파 TV 방송국이 내보내던 소수의 영상 프로그램을 다수 시청자가 소비하던 것에서 네티즌이 직접 만들어 올린 손수제작물(UCC) 동영상을 수백만명이 손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됐다. 소수 신문의 소수 기자들이 쓴 톱기사에 온 나라가 떠들썩했지만 이제는 다수 시민기자나 블로거가 다수의 기사를 쏟아내는 인터넷에서는 매우 작은 사건도 크게 다뤄진다.
대표적인 경우가 ‘임요환 입대 소식’이다. 야구, 축구, 농구가 스포츠의 전부였던 옛날과 달리 e스포츠의 대표 종목인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하는 임요환 선수는 인터넷 뉴스에서 이제 단골로 등장하는 스타로 발돋움 했다. ‘임요환 선수’라는 비주류 스포츠맨에게 주류 미디어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지만 수많은 네티즌은 그를 영웅시하고 그에 대한 소식을 찾아 인터넷을 떠돈다. 그의 동향을 전해주는 곳은 처음에 작은 인터넷 매체에 국한됐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주류 미디어도 그의 근황을 기사로 쏟아내고 있다.
‘개똥녀 사건’은 신문사에 독자 투고에도 실리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생활 속 에피소드였지만 인터넷은 이 사건을 전국민이 걱정스럽게 봐야 하는 일로 확대됐다.
최근 인터넷 업계에서 불고 있는 UCC 열풍 역시 매우 ‘사소한’ 동영상이 스타를 만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미국의 개인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www.youtube.com)에 연주 동영상을 올린 한국의 무명 기타리스트를 집중 취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27일 ‘웹의 기타 마법사 드디어 공개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기타리스트 임정현씨와 그의 연주를 상세히 다뤘으며 이후 국내 언론들이 다시 임씨를 취재하는 소동을 벌였다.
판도라TV에 평범한 세자매가 올린 일명 ‘세자매 댄스’라거나 동영상 포털 아우라에 올려진 ‘비보이 댄스’, 프리챌 Q 서비스에 올려진 ‘고봉자와 친구들’도 모두 언론이 처음부터 주목한 것이 아니라 이들을 주목한 네티즌들의 입소문이 이들을 스타로 만든 사례다. 직접 보면 올드 미디어들이 손쉽게 채택할만한 소재들은 아니었다.
물론 사소한 것만 화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의 경우 지난해 7월 런던 테러 현장의 동영상과 사진은 모두 현장 시민들이 인터넷으로 올린 것들이었다. 당연히 언론은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모든 취재는 블로그를 바탕으로 이뤄졌으며 사진도 모두 블로거에게 제공을 요청해야 했다.
1인 미디어 선두 주자 ‘블로그 기자’에 관심 집중
요즘에는 아예 혼자서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도 스스로 ‘언론활동을 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블로거들도 많아지고 있으며 이들의 글이 알게 모르게 현직 기자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9월초부터 조선닷컴은 유명 블로거들을 인터뷰하는 시리즈를 연이어 내보내고 있다. 조선닷컴은 올블로그(www.allblog.net)이란 메타 블로그 사이트에서 상반기 상위 100위 안에 드는 블로그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취재 요청을 하고 있다. 이들 인터뷰 대상자들 가운데는 인터뷰를 거절하는 사례도 종종 발견된다. 유명 블로그들은 그렇게 별로 아쉬울 것이 없는 부류일 수도 있고 자신의 뚜렷한 가치관이 투영된 활동을 하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경우다.
미국에서는 지난 여름 인터넷 이용자 조사기관인 퓨 인터넷 아메리칸 라이프 프로젝트(Pew Internet & American Life Project)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활동중인 미국 블로거들 가운데 3분의 1 정도인 34%가 자신들의 블로깅이 '언론활동'이라고 자부했으나 나머지는 언론활동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기존 뉴스나 다른 사람의 글을 ‘퍼나르는(펌질)’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조사와 큰 차이가 있지만 국내 블로거들 역시 ‘기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오마이뉴스가 시민기자로부터 뉴스를 공급받는 시스템을 선보인 이후로 많은 인터넷 매체들이 이같은 ‘시민기자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공을 보인 곳은 드문 상태다. 인터넷 매체들은 이 때문에 관리가 필요한 시민기자제보다 블로그 기자단 운영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다양한 부류의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한 포털들이 이같은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11월부터 블로그 콘텐츠와 뉴스 서비스를 결합한 블로거가 만든 뉴스를 선보이는 '블로거 기자단'을 신설해 운영중이며 최근에는 ‘청소년 블로그 기자’와 ‘카페 기자단’ 모집도 선언했다.
블로거 기자단은 다음에 블로그를 개설한 네티즌이면 누구나 활동할 수 있다. 만들어진 콘텐츠는 확인 절차를 거친 이후 미디어다음의 '블로거 기자단 뉴스'에 동시에 등록되며 현재 약 1만5000여명의 블로거 기자단이 활동하고 있다.
다음 처럼 주목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야후도 ‘미디어’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야후코리아는 이용자 참여를 늘리기 위해 얼마전 ‘e세상 기자’제도를 도입했다. 네티즌이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화면 하단의 ‘e세상 기자에 내 글 등록’을 선택하면 야후 뉴스에서 다른 네티즌이 글을 볼 수 있게 했다. 다음이나 야후 모두 기사가 실릴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하고 있다.
언론사 사이트들 역시 소극적인 블로그 서비스 운영에서 벗어나 지면으로 블로그 내용을 소개하거나 블로그 글을 하나로 모아주는 메타 블로그 서비스를 시행중이다.
조인스닷컴에서 분사한 중앙 엔터테인먼트 앤드 스포츠가 운영중인 ‘블로그 플러스(blogplus.joins.com)’ 서비스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블로그의 글들을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 트래픽 면으로 조선닷컴을 역전시킨 조인스닷컴의 효자 서비스다. 인터넷 시사 사이트인 미디어몹도 ‘오픈블로그(www.openblog.co.kr)을 운영중이며 전자신문인터넷도 메타 블로그 사이트를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ZDNet Korea라는 외국계 정보통신 전문 사이트는 지난해부터 아예 ‘블루문’이라는 블로거에게 ‘아스피린 하우스’라는 꼭지를 통째로 맡기는 실험을 단행했다. 지난 9월로 계약이 만료되긴 했지만 블로거가 고정 컬럼 정도가 아니라 기획 섹션을 고정으로 맡았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실험이었다.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언론이 독선적인 글로 일관하는 블로거에게 고정 지위를 넘겨줬다는 점에서 언론과 아마추어 블로거와의 관계를 생각해보게 해주는 사례다.
기업들도 ‘언론보다 빅 마우스를 잡아라’
언론사들 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블로그를 주목한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몇 년 사이 인터넷을 통한 정보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특정 분야에서 이들의 발언이 세지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면서부터다. 이들은 지면이나 방송에 출연하지도 않았지만 이미 유명세를 치르며 그들의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 관련 블로그들은 ‘빅마우스(big mouth)’로서 ‘프로슈머(prosumer)’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 기업들이 언론에게 홍보하는 것 이상으로 이들에게 차별화된 정보 제공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연초에 있었던 네이버와 엠파스의 블로거 간담회라거나 블로거 전용 보도자료 배포에 이어 최근 삼성전자가 옙 MP3 플레이어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하드웨어 관련 블로거들 초청해 제품을 직접 하나씩 나눠주기도 했다.
지난 9월 중순에 제주에서 개최된 '다음-라이코스 개발자 컨퍼런스 2006‘은 다음커뮤니케이션 사내 행사임에도 대학생은 물론 5명의 유명 블로그를 초청했다. 이들은 행사에 동행 취재한 기자와 동일한 지원을 받기도 했다.
기업들이 블로거들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블로그는 ▲불특정 다수 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 비교적 상세한 기술이 이뤄지고 ▲타 소비자에게 영향을 주거나 타 블로그에게 영향을 주어 논란을 일으킬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들이 마이너 언론이라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비슷한 이유다.
특히 최근에는 언론 종사자인 기자들조차 인터넷을 통한 취재가 활발해짐에 따라 일반 독자 신분인 블로그에 언급된 일이 종종 기사화 되는 경우도 많아 이래저래 기업들 입장에선 블로그 입단속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소했던 개인도 뭉치면 매스 미디어
다시 앞으로 돌아가자. 지금쯤이면 사소한 이슈가 인터넷에서는 어떠한 폭발력을 갖고 있는지 감을 잡을 때가 됐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인터넷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속보성 이슈가 아니다.
아마존이 외면 받고 있는 수백만권의 책을 진열하지 않고도 팔 수 있었다는 점과 연결해 생각해본다면, 인터넷의 진짜 힘은 데이터베이스라는 점이다. 방송뉴스는 수 시간만 지나면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신문뉴스는 며칠만 돼도 집안에서 다시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인터넷은 다르다. 몇 년이 지나도 찾으려 하는 사람에게 순식간에 발견된다. 또는 우연찮게 키워드에 따라 엉뚱하게 ‘낚이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 콘텐츠의 꼬리는 금새 사라지지 않는다. 오래됐다고 꼬리가 잘려 나가는 경우가 없다. ‘얇고 긴’ 꼬리가 생명력을 가진 채로 살아서 숨쉰다.
언론들이 저마다 인터넷 뉴스를 강화한답시고 속보 경쟁에 여념이 없다. 각자가 가진 장점을 살리고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소한 것’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넓게 퍼져 있는 독자들을 위한 커뮤니티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독자들에게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좀더 확고한 가치기준을 제시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인터넷 매체로 거듭날 수 있다.
2년 동안 한 기사가 200만 건 노출되는 경우와 하루만에 200만부 신문에 실린 한 기사가 읽힌 뒤 바로 잊혀지는 경우라면 어떤 기사가 더 생명력이 있는 것일까.
‘팔딱거리는 싱싱한 속보성 뉴스’가 인터넷 시대에 정답처럼 보이지만 정작 ‘오래두고 볼 수 있는 뚝배기 같은 정보성 블로그 글’이 더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또한 ‘누구나 볼 수 있는 정보’를 생산하기보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이 인터넷 콘텐츠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콘텐츠란 상품은 묶음이나 덤으로 팔리지 않고 낱개로 팔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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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그만이 쓴 미디어 전문 잡지(10월호) 기고문이므로 허락없이 전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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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8 2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