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직업이다. 또는 직군이며 어떤이는 '역할'로 규정짓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기자'는 '메신저'다. 메시지를 전달해서 독자와 시청자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며 이들은 자의적인 관념보다 사회적인 통념으로 생각할 것을 주문받는다.
공인에 준할 수 있는 사회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으나 그 사회적 위치는 자신이 속한 언론사의 위치와 연계되어 있어 언론사에서 이탈될 경우 그 즉시 그들은 사회적이 역할을 할 수 없는 자격정지의 상태에 놓여 있게 된다.
이 때문에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개인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었고 그 브랜드가 과연 자신과 조직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여부를 심각하게 지켜보고 직접 겪어보았다.
사실 네이버의 엉성해 빠진 검색 서비스가 하나 추가됐다는 의미를 파고들 필요는 없어 보인다. 중요한 것은 '왜 이것이 필요한가' 또는 '이것은 앞으로 전개될 미디어의 진화 방향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될 것인가' 하는 질문이어야 할 것 같다.
이 기사에 앞서 디지털데일리의 한주엽 기자는
기자별 기사 검색 시대, 기자님들 준비됐나요?라는 다소 도발적인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었고 이 기사를 작성하면서 내게 전화를 걸어와 코멘트를 요청했다. 다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잘 요약해서 전달했다.
명승은 태터앤미디어 대표는 “기자들 생각이 깨어 있으면 자기 색깔을 띠고 브랜딩에 집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본인만의 색깔, 본인만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기능에 집중할 필요는 없다. 네이버에서 '쓰지 말라고' 작정하고 만든 기능처럼 보이니까. 누가 일부러 보겠는가. 문제는 이 기능을 통해 '여차 하면' 기자의 성향과 의도, 취재 범위와 취재 능력, 글쓰기 스타일이 분석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뉴스를 읽는 습관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일방적인 정보를 던져주고 한쪽으로의 여론몰이하는 기성 언론의 게이트키핑에 어떤 방식으로든 저항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고 있다.
초점은 여기에 있다. 늘상 해오던 우리의 습관을 바꾸진 못하겠지만 정밀한 시스템이 보편화될수록 소비자(수용자)는 저항의 수단, 또는 역공의 수단을 만들어 놓을 것이고 그 역공은 의외의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 이런 수단이 공격받아 제 갈길을 못 찾는 경우도 있다. '세계 최초'라는 드문 딱지를 달고 있는 기자 평판 시스템(어찌보면 소셜뉴스 메타 시스템 같긴 한데)인 뉴스로그 시즌3에서 초기 '베스트'와 '워스트'로 나눴다가 언론사와 기자 개인의 항의를 받아 서비스가 온건해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기자와 블로그를 분리해놓기까지 했다.
아시아경제에서 활동하고 있는 '숨막히는 뒤태' 전문 기자를 아는가. 박성기 기자가 바로 그다. 박성기라는 이름은 흔하겠지만 기자 이름으로 검색하면 그의 사진이 어떠한 패턴으로 생산되고 송고되고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주려고 의식적으로 메시지를 생산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가수 아이비의 주민번호가 유출되고 포털에게 좋은 낚시 거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 박성기 기자에 대한 비난과 비판은 꾸준했지만, 묘하게도 박성기 기자라는 사람의 '특성'이 보편적인 기자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지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그를 '뒤태 전문 기자'로 부르게 된 것이다. 어쩌면 연예인 가운데 '싼티' 캐릭터라든가 '돌아이', '비호감' 캐릭터를 자처하는 개그맨들의 전략과 일맥상통한다고 보인다. 그속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각인하고 스스로를 합리화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어 놓으면 되기 때문이다.
포털에서 콘텐츠 공급 업체로 개인형 브랜드를 채택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온라인에서 개인을 통한 콘텐츠 공급과 수급은 일상화되어 있으며 그 가운데 신디케이션 산업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역시 2년도 넘은 글이지만
네이버가 선택한 개인 CP라는 글에서도 미디어 산업의 수급 변화를 지적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무척 좋아하는 해외 언론사의 최근 별것 아닌 것 같은 서비스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바로 씨넷 뉴스닷컴(
news.cnet.com)이다. IT 전문 콘텐츠로 유명한 이곳에서 최근 CNET River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종의 매시업 서비스인 셈이다. 그런데 잘 보면 이 서비스의 의도를 금방 이해할 수 있다.
기자들이 트위터와 씨넷 뉴스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글을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독자들과 소통하는 모습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만일 이런 아이디어가 우리나라 언론사들로부터 나왔다면 처음부터 '우리가 직접 만들어놓은' 단문 서비스 하나 달아놓았을 것이다.
언론사들의 업그레이드가 이미 오래 전에 멈춰 있는 자체 블로그 사이트 처럼 말이다. 자신들이 무엇을 잘하고 있고 독자들이 어떤 것이 관심이 있는지 잘 살펴보면 의외로 보기도 쉽고 기자들의 경쟁도 유도할 수 있는 매시업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늘 이야기하지만 결국 “개인브랜드를 키워내는 에이전트의 역할이 앞으로 언론사가 해야 할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