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에 블로그 액션데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더불어 태터앤미디어가 진행하고 있는 [1004 DAY, 블로그 나눔을 통한 학교 지어주기]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요.


오늘 빈곤과 가난에 대한 주제로 블로그 액션(글쓰기)을 취하는 날인만큼 관련해서 이야기할까 합니다.

가난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는 길은 두 가지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바로 교육과 취업이죠. 한 사람의 성장을 극대화시킬 수 있고 자신의 의지와 더불어 사회적인 성취를 이루기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소들이죠.

그런데 좀 걱정입니다. 대체로 가난을 탈출하기 위한 방법이 가난 때문에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으니 말이죠. 가난한 이들은 대학 등록금을 걱정해야 하고 유학은 꿈도 꾸지 못하죠. 악조건이 다시 가난 탈출의 기회를 박탈하고 더불어 배경만을 따지는 우리 사회에서 취업은 교육 기회 박탈과 세트로 찾아오고 있습니다.

지난 IMF 때 충격을 먹은 정부와 사회, 그리고 민간 기업들은 개인의 경쟁력에 심취했었더랬죠. 누구나 '생존'과 '경쟁'을 이야기했고 누구 하나 나를 돌봐줄 곳이 없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잔인한 환경 속에서 자포자기식 대화를 가로막고 희망을 이야기해주어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정부죠.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취약점을 드러내놓고 토론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갖춰놓아야 하며 직접세 비중을 높여 부의 재분배를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권력입니다.

하지만 정부 권력자들까지 '경쟁'과 '생존'을 이야기하더군요. 안타깝게도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한 일은 쥐꼬리만한 예산도 책정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부 축적과 권력 집중화, 정부 흔들기가 만연했던 지난 10년이었습니다.

이런 정부 내 경쟁파들은 '가난한 자들은 게으르다'는 인식을 팽배하게 만듭니다. 왜냐 하면 자신들이 갖고 있는 부에 대한 정당성을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이죠. 전모 의원의 얼토당토 않은 해괴한 논리 중 하나겠죠. 자연스레 '부자는 부지런하다'라는 대구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하지만 이 두 가지 인과관계는 민간에서 거꾸로 작용합니다. '부지런해봤자 가난할 수밖에 없고', '게으르고 아버지 잘 만나면 부자로 사는' 사람들의 세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죠.

가난의 탈출 도구인 교육과 취업은 가난한 자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악순환 고리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간미를 상실한 사람들은 주변 누구도 믿지 못하고 자신의 경쟁력 높이기에만 열을 올리는 각박한 세상으로 돌변합니다. 부자가 배움의 기회를 더 얻을 수 있고 배움의 기회는 곧 취업으로 가는 직선 도로를 만들어주고 이 두 기회는 부의 축적을 가속화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도시의 '슬럼화'입니다. 또한 '시위'가 아닌 생존권을 위한 '투쟁'과 '폭동'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난은 사람들의 희망을 앗아가며 삶에 대한 희망이 없어진 사회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범죄와 사회 혼란 밖에 없습니다. 판을 갈아야 기회가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겠죠. 이들과 소통하고 대화하고 어루만져주면서 부의 재분배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는 이런 불행한 미래를 막기 위한 작은 작업에 불과합니다.

현재 이명박 정부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은 '경쟁력 강화'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사회를 병들고 썩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들은 확신범이기에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이 자랑스럽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더 심각합니다. 교육정책은 철저하게 가난한 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쪽으로 움직여야 하며 부의 재분배 역시 직접세 비중을 높여 사회가 전반적인 활력을 되 찾게 해주어야 합니다. 기업과 자본가들에게 이런 역할을 맡기는 것은 생선을 고양이에게 맡기는 격입니다. 수많은 대기업들은 법적으로 규정돼 있는 장애인 고용까지 거부하면서 과태료 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들이고 더 나은 경쟁력을 위해 사람들을 학벌, 인맥, 배경으로 서열화시키는 이들입니다. 과연 이들에게 '가난'이 얼마나 절망스럽고 사람을 파괴하는 단어인지 아는 사람이 있을까요?

누구나 사회 속에 포함돼 살아가면서 유무형의 혜택을 당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그 가운데 기회를 잡는 사람들은 특별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사회가 그를 특별하게 만든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고 가장 부자라는 의미는 다른 사회 구성원들의 직간접적인 도움으로 쌓은 성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받은만큼 돌려줘야 하는 맘이 필요합니다.

가난에서 탈출하는 방법인 교육과 취업에 있어서만큼은 절대 독점되거나 차별받아서는 안 됩니다. 8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이 적어지고 있습니다. 취업에 골인하기 위한 조건이 까다로와지고 있습니다. 가난의 악순환이 가져올 것은 결국 범죄와 자살과 혼란과 폭동 뿐입니다. 가난한 자들을 비난하기 전에 사회 안전망을 갖춰 의지있는 자들을 건져 올리는 작업을 광범위하게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이런 조건은 비단 우리 사회 안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일입니다. 가난한 나라의 유학생들을 더 많이 받아주고 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가르쳐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해야 할 당연한 일들입니다.

Writer profile
author image
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10/15 13:00 2008/10/15 13:00

TRACKBACK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1. 블로그 액션데이 2008 참여, [빈곤]과 [기부]를 생각하다

    Tracked from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삭제

    블로그 액션데이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간단히 소개하면요. 날짜나 기간을 정해서 전세계 블로거들이 하나의 주제로 글을 포스팅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하는 것을 말합니다. 블로거들의 행동 방식이 아무리 공유와 참여, 개방의 정신으로 똘똘 뭉쳐있다고 해도 독자적인 영역인 점을 감안했을 때 이런 '일률적인 행사'에 굳이 참여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참여'가 흠이 되어서도, '참여 유도'가..

    2008/10/15 13:35
  2. Blog Action Day 2008 Poverty

    Tracked from 울프데일  삭제

    빈곤에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절대적 빈곤으로서 객관적으로 결정한 절대적 최저한도보다 미달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흔히 의식주 등 기본적 욕구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로 보고, 절대빈곤선 개념을 토대로 생존의 의미를 강조한다. 따라서 절대적 빈곤은 실질경제성장이 계속되어 그 사회의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향상되면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하는 사람의 숫자도 감소하게 된다. 둘째, 상대적 빈곤으로서 동일 사회내의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적게 가..

    2008/10/15 15:07
  3. #177. 우리 모두는 빈곤한 것일지도 (Blog Action day-빈곤)

    Tracked from sentimentalist  삭제

    '빈곤'이라는 말이 가지는 의미는 어쩌면 참 상대적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물질이 만연하고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알력싸움이 쉴새 없이 일어나는 이곳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수많은 자유경제를 추종하는 국가들에게 '빈곤'이라는 것은 어쩌면 호화로운 사치의 하나일지도 모른다. 다만, 고민되는 것은, 물질의 빈곤에서 비롯되는 현실의 상대적 박탈감. 어쩌면 우리는 그런것들을 진정한 '빈곤'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타지..

    2008/10/15 15:28
  4. 빈곤, 교육이 열쇠다. (Blog Action Day)

    Tracked from 하늘공작소  삭제

      빈곤이라는 것은 상당히 상대적이면서도 절대적인 개념이다. 갑이 을보다 가난하다면 갑이 빈곤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을이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는 상태라면 갑이나 을 모두 빈곤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빈곤은 좁게는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말하는 노숙자, 실업자,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의 계층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고 넓게는 전지구적 차원에서 전쟁 및 식량부족으로 인한 기아, 질병에 직면해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렇게..

    2008/10/15 15:42
  5. [Blog Action day-빈곤] 빈곤과 착취를 재생산하는 나쁜기업들

    Tracked from Save the Earth! Fire Blog!  삭제

    [Blog Action day-빈곤] 빈곤과 착취를 재생산하는 나쁜기업들 당신의 의식적이고 양심적인 소비가 빈곤해소를 위한 지름길이다!! 10월 15일은 전세계 블로거들이 하나의 이슈.주제를 가지고 포스팅.블로깅하고 토론하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소식과 문제를 알려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Blog Action Day(http://blogactionday.org/)'라고 합니다. 작년 '환경'이란 주제에 이어 올해는 '빈곤'이란 주제로 블로그 액션..

    2008/10/15 15:47
  6. 테라의 생각

    Tracked from terra's me2DAY  삭제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고 가장 부자라는 의미는 다른 사회 구성원들의 직간접적인 도움으로 쌓은 성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받은만큼 돌려줘야 하는 맘이 필요합니다.

    2008/10/15 16:57
  7. 빈곤과 블로그

    Tracked from 하테나  삭제

    요즘 세상의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 문명의 이기는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지만, 그 속에 사는 우리는 과거에 비해 더욱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또한, 반세기 전에는 모두가 먹을 것이 없고, 하루하루를 넘기기도 어려웠어도, 함께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는 꿈과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지금은 갈수록 커지는 빈부의 격차로 말미암아서 미래에 대한 꿈도 희망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며, 근근이 연명해 나가는데..

    2008/10/15 17:10
  8. Blog Action Day 2008 : 빈곤

    Tracked from 진클라운 블로그 : : : jinclown.net  삭제

    태어나면서부터 짊어져야하는 가난, 빈곤 . . . 우리의 관심과 작은사랑이 그들의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가슴에 품고 살게할 큰 힘이 될것이다

    2008/10/15 17:21
  9. [블로그 액션 데이 (Blog Action Day)] 빈곤과 질병

    Tracked from Omentie's Mind Healing Process  삭제

    * 이 글은 2008년 10월 15일 블로그 액션 데이 를 맞아 "빈곤"에 대한 수다를 떨기 위해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비록 열과 성을 다해 공부에 매진하지는 못 했지만, 의과대학을 입학하여 의학을 공부한지 13년째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나로서는 다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건강과 질병에 관한 지식들을 익혔지만, 그 중 의사로서 버릴 수 없는 신념이 한 가지 있다면, 빈곤이 가장 중요한 예후결정인자이며, 건강하기 위해서는 평등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8/10/15 17:32
  10. Blog Action Day : 마음과 정신의 빈곤이 문제다.

    Tracked from 두루누리's Log  삭제

    오늘은 Blog Action Day입니다! 오늘 하루 동안 전 세계의 블로거들이 올해의 주제인 "빈곤(Poverty)"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될것입니다. 하여 저도 수많은 블로거 중 1人으로서 빈곤에 대해 이야기해볼까합니다. 0. 빈곤 (사회학) [貧困, poverty] 기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생활수단이 부족한 상태. ……좁은 의미에서 기본 욕구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넓은 의미로 '공동체의 일반적인 생활수준을..

    2008/10/15 18:09
  11. Blog Action Day-빈곤에 대하여

    Tracked from 친절한곰탱이  삭제

    오늘은 전세계에 있는 블로거들이 참가하는 이른바 블로그액션데이(Blog Action day- 매년 10월 15일, 전세계 블로거들이 한가지 특정 주제에 대해 블로깅하고 이를 통해 생각을 나누는 날)입니다. 올해의 주제는 "빈곤"에 대해 자유로운 글을 작성해서 공식블로그에 등록하면 된답니다. 현재 등록된 사이트의 수는 9511개이며 등록된 RSS의 수는 10647206개입니다. "빈곤"은 대략 경제적인 빈곤과 정보화 사회에서의 빈곤으로 나눌 수 있다고..

    2008/10/15 19:39
  12. [Blog Action day-빈곤] 가난하지 않아야만 행복한가?

    Tracked from 서울비  삭제

    예전에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나는 지금 직장이 재미 없어지면 그만 두겠다. 훨씬 재미 있다면, 지금 받는 보수의 1/2밖에 받지 못하더라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 일로 부모님을 포함한 일가 친척으로부터 덜떨어진 미숙아 취급을 받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내가 돈에 그리 관심이 없다는 걸 알아주지 않아 괘씸한 기분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는 한 번도 배를 곯은 적이 없어서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라는 비난에 답할 도리도 없었지요. 맞..

    2008/10/15 20:24
  13. 결국은 돈이 돈을 부르고… 빈곤의 악순환

    Tracked from マサキ君の色んな考え  삭제

    방금 RSS에 등록된 글들을 순회하다가, 10월 15일이 블로그 액션 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전 세계 블로거들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포스팅하고 그 생각을 알리는 날이라고 할...

    2008/10/15 21:53
  14. 부끄러운 장학금

    Tracked from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삭제

    전두환씨가 대통령으로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87년, 민정당 시절이었죠. 그해 4월이었던가요. 신학기가 되고 얼마 안 있어서 중학교 2학년이었던 그만에게 담임 선생님께서 잠깐 교무실로 오라고 하더군요. 상당히 무뚝뚝한 기술과목 선생님이셨죠. 교무실에서 선생님은 대뜸 그만에게 몇월 몇일 경찰서를 가보라는 겁니다. 당신이 우수 청소년 표창이 있는데 그만을 추천해주셨다면서. 무슨 일로 제가 우수 청소년인지, 그리고 왜 경찰서인지 아무런 말씀도 없었고 저도..

    2008/10/15 22:29
  15. 불의에 저항하기 위해 필요한 자세

    Tracked from nooegoch  삭제

    일어나 희망을 위해...

    2008/10/15 23:16
  16. 빈곤에 맞서는 나의 실천 - 블로그 액션 데이

    Tracked from 사계절 산타와 코찬돌이 그리고 똔띤이  삭제

    오늘은 블로그 액션 데이(http://blog.daum.net/daewook/15833343)입니다. 이번 주제는 빈곤입니다. 주제가 쉽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빈곤의 원인은 경제사회구조에 있습니다. 현재의 자본주의라는 경...

    2008/10/16 00:06
1  ... 433 434 435 436 437 438 439 440 441  ... 1004 

카테고리

전체 (1951)
News Ring (644)
Column Ring (295)
Ring Idea (1004)
Ring Blog Net (8)
Scrap BOX(blinded) (0)

달력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그만'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 Supported by TNM
Copyright by 그만 [ http://www.ringblog.net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