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통사는 왜 4G 진출에 머뭇거리나? 이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 곳은 <포브스>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3G/3.5G 시장은 이미 고속 인터넷 접속망 수준을 갖췄다고 보고 있고 특히 미국에 비해서는 매우 빠른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한국의 SKT의 경우 3G망을 통해 14.4Mbps의 속도를 내는 데 반해 미국의 버라이존의 3G망은 고작해야 3, 4Mbps 정도라고 합니다. 심지어 최근 와이맥스 상품을 내놓은 클리어와이어 조차 고작 6Mbps의 속도를 보여주고 있으니 한국의 초고속망은 미국의 그것에 비해 훨씬 앞서 있고 속도도 빠른 편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미국 버라이존의 경우 2010년까지 4G 진입을 마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4G망이 본격 도입되면 무선으로 실시간 전략 게임을 할 무선으로 HD 영상을 실시간 전송할 수 있을 정도인 50Mbps(현재 테스트 속도)까지 다운로드 속도를 보여줄 수 있으니 한국보다 무려 3배가 넘는 빠른 속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상황이 이런데 미국의 추월을 한국에서는 보고만 있는 것일까요? <포브스>의 질문은 이겁니다만 답이 의외로 시원찮습니다.
4G로 가려면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갈 것이고 아직 그 정도의 효용성이 있는지 검증할 단계가 아니므로 적어도 2012년까지는 현재 3G망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이야기입니다. 또 지금은 HSDPA와 HSUPA, 그리고 와이브로 웨이브2(37Mbps로 실시간 HD 방송을 전송할 정도의 수준)가 준비되고 있는데 별반 차이도 안 나는 4G에 중복투자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SKT의 입장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정치적인 고려도 있어야 하므로 단일 사업자의 결정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뉘앙스가 풍기네요.
반면 LG전자나 삼성전자의 경우 4G망 기술을 위한 LTE(롱 텀 에볼루션) 기술에 헌신하면서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 진출에 적극적입니다. 와이맥스에 헌신해왔던 노키아마저 LTE는 와이맥스를 누르고 4G 시장을 주름 잡을 것이라고 할 정도네요.
SKT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LTE에 언제 참여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GSM 연합은 아예 대놓고 SKT와 KTF의 LTE 기술 논의에 적극 동참해달라는 구애의 메시지까지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의 무선 속도 충분한 것일까요? 어쩌면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차세대 모바일 웹 안에서 벌어질 VoIP(인터넷 전화)를 통한 공짜 전화, 위피의 쇠퇴에 따른 시장 경쟁 심화, CP들과의 거래에 있어서 주도권 상실을 더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런 정치적인 판단이 기사에 뚜렷하게 드러나 있진 않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