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년 전 이야기군요. 2006년 말에 이 블로그를 만들면서 그만은 블로그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줄기차게 주위에 블로그를 시작하라고 권유하고 다녔지요.
당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시작해서 힘을 발휘하면서도 정작 현실적인 파워는 없다고 자조하고 있던 시점이었습니다. 더구나 블로그를 매우 가볍게 보는 경향이 심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블로고스피어에 뛰어드는 것이 그만큼 쉬웠지만 그런 자조적인 분위기에 휩쓸리기 딱 좋은 시기였다고 봅니다.
블로그가 즐거운 도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힘을 발휘하기에는 무리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블로그로 무언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품기에는 블로고스피어 자체가 각 플랫폼 단위로 나뉘어 종속되어 있는 상황이었죠. 솔직히 블로고스피어라고 부를만한 토양도 갖춰져 있지 않았고 각 포털들은 자사에 컨텐츠를 헌납해주는 '이용자'로서만 블로거를 대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짠 작전은 이거였습니다. 어떤 플랫폼에도 종속적이지 않은 독립형 미디어 블로그를 만들자는 것이었죠. 취재보다는 칼럼을 위주로, 그리고 가볍고 자극적인 소재보다는 좀더 집중화된 아이템으로 승부를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부 성공했었죠. 작년까지 매년 이어졌던 결산에서는 당해년도의 성과를 말했습니다.
http://www.ringblog.net/search/결산네이버나 다음(티스토리), 이글루스, 구글 등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아서 약간 외롭기도 하고 메타 블로그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글이 노출되고 누군가에게 읽히고 영향을 주어야 현실적인 힘이 생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머릿 속으로 어떻게 해야 더 많이 읽힐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도 세상을 바꾸기 위해 블로그를 운영해왔다면 이제는 블로그가 이미 나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시기가 왔기 때문일 겁니다.
올해 이 링블로그는 다음과 같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온라인미디어뉴스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온라인저널리스트 5위에 올랐습니다.
온라인미디어뉴스는 지난 5부터 19일까지 2주간 639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벌여 102명의 회신을 받았다. 답변은 복수 추천이 가능하도록 했다.
1. 시사IN 고재열 기자(지난해 1위)
2. 전자신문 서명덕 기자 (지난해 2위)
3. 중앙일보 노태운 기자 (新)
4. MBC 김주하 앵커 (新)
5. 태터앤미디어 공동대표(전 야후코리아 차장) 명승은 (지난해 8위)
블로거 미디어몽구 (新)
7.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김훤주 기자 (지난해 10위)
8. 태터앤미디어 이성규 팀장(몽양부활) (지난해 8위)
한국경제 최진순 기자 (지난해 6위)
10. 일간스포츠 송원섭 기자 (新)
IEF 2009 수원 정보과학축제에서 선정하는
Blogger 'Best of Best'상을 수상했습니다. 여전히 제 이름이 고쳐지지 않고 있네요. ^^;
그리고 얼마 전부터 조용히 알려지기 시작했던
PC사랑 선정 베스트 블로그 100 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에 인기상 후보로 올라가 있네요.(시간 되시면 추천도 좀...ㅋㅋ)
솔직히 설치형이자 독립 호스팅으로 기타 플랫폼 종속성을 벗어나서도 블로그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뛰었습니다. 웹의 개방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내가 좀더 개방형 플랫폼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작게 보면 작은 성과일 수 있겠지만 '네이버가 대세야', '티스토리를 이용해야 파워 블로거지', '제대로 된 글은 이글루스에서 볼 수 있지' 등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와중에 저는 외롭지만 블로그 검색에서 만큼은 모든 포털이 서로를 검색할 수 있게 되어 도움을 받았고 올블로그나 믹시, 블로그코리아 등의 메타 블로그에서 열심히 글을 홍보했습니다.
눈치 채신 분도 있겠지만 제 블로그에 올라가는 여러가지 글들은 이제 야후, 파란, 이버즈 등으로 제공되며 뉴스로, 또는 칼럼으로, 또는 블로그 미러링 계정으로 확산되는 구조를 갖췄습니다. 설치형이라서 더 개방적인 플랫폼 대응이 가능했던 거 같습니다. 더구나 제 글은 절대 누구도(경찰이나 검찰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법에 따라야 가능합니다) 제 허락 없이는 임의 차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설치형 블로거로서, 가급적이면 지루하고 재미없는 글로, 어찌보면 불친절할 정도로 길고 빽빽한 글로만 승부를 보려했던 저로서는 블로그 산업 전체의 발전과 함께 이루고자 하는 것은 대부분 이룬 거 같습니다.
몇 가지 목표 단계가 남아 있겠지만 그것 역시 제가 직접 체험하고 뛰고 구르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블로그가 아직도 우습게 보이시나요? '당신 처럼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나' 등의 핑계를 대고 싶으신가요? 올해는 절반은 일부러, 또는 절반은 너무 바빠 블로그 운영도 뜸했고 뜬금 없는 서평이나 여행기로 채우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블로그는 여전히 발전중입니다. 강의는 지난해보다 더 많이 했고 기고 역시 지난해보다 더 많이 행했으며 각종 행사 참여도 많아졌습니다. 블로그로 인한 수익도 커졌으며 아시다시피 직업 자체가 바뀌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저는 블로거라서 해볼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다 하겠다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온라인 브랜딩에 대한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보다 직접 해보고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체험해보는 것, 그리고 제시된 이론과 거꾸로 가도 몇가지 핵심만 지켜진다면 원하는 성과를 무리 없이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렸습니다. 자, 뭐가 더 필요하신가요?
새해 계획에 블로그 하나쯤 운영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독자 여러분, 즐거운 성탄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