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업계에는 보도자료라는 것이 있다. 보통 홍보담당자(담당자가 없을 때는 CEO가 직접 작성하기도 한다)가 작성하는 것으로 기업이나 조직, 인물이 무언가를 대중에게 알릴만한 소식이 있을 때 매스미디어에 보도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는 글이나 사진 등의 자료를 말한다.
보통은 PR, 홍보 분야에서 이런 글 작성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참 많다. 반대로 기자들은 '기사 작법'을 배운다. 그 가운데 기업이나 조직에서 나온 보도자료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그리고 그 보도자료를 어떤 가치로 어떻게 보도의 재료로 사용할 것인지를 교육받게 된다.
오늘 이런 기사가 나왔다.
벤처기업협 "착한 벤처로 다시 태어납니다"[디지털타임스]
늘 그렇듯이 대중에게 읽히는 글은 '제목이 반'이다.
일단 이 제목만 놓고 보았을 때 무슨 생각이 들까. 내용을 읽지 말고 상상해보자.
'뭔가 나쁜 일이 있었구나, 그리고 그들 벤처가 갱생하려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내용에는 심지어 이런 문장도 들어가 있다.
결론도 좀 이상하다.
뭐가 그렇게 벤처를 부정적으로 만들었을까? 벤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었을까? 나도 벤처를 하고 있고 심지어 벤처인들이 득실득실대는 곳도 많이 다녀봤고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는데 내가 아는 벤처들은 배고프게, 그러나 정렬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부정적으로 보일만한 짓을 무엇을 했길래 '착한 활동'까지 해가면서 착한 척을 해야 하는 것일까?
보도자료 원문을 확인했다.
벤처협회, ‘KOVA 착한명함 캠페인’ 시행[뉴스와이어]
내용을 그대로 긁어온다.
자, 보도자료에 과연 기사에서 등장하는 "그동안 나쁜 이미지에서 좋은 이미지로 전환시키기 위한" 활동이라는 '의도'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말꼬리 잡기가 되어버렸지만, 이번 보도자료는 일단 잘못 읽혔으며 보도자료를 전달하면서 자신의 추론을 뒷받침 한 기자의 의도 조차 제목이 이상하게 달리면서 '오독'의 여지를 남기게 됐다.
이런 경우 벤처인이라면 벤처기업협회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게 된다. 예를 들어 이미 지난 번에 보도된 대로, 작은 벤처 기업의 희망이 되어야 할 곳이 1000억 클럽을 결성하는가 하면 최고 벤처기업으로 1조원대의 규모를 가진 NHN을 선정하는 등 '규모'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곳이 벤처기업협회였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생뚱맞게 벤처는 착해야 한다며 '착한 벤처 캠페인'을 벌인다니, 좀 어처구니가 없지 않겠는가.
여러 면에서 이번 보도자료는 초기 의도와 달리 많은 부분 왜곡될 수밖에 없었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이번 사례는 어찌보면 보도자료와 기사 재료의 차이를 보여주는 좋은 예일 수 있겠다.
보통은 PR, 홍보 분야에서 이런 글 작성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참 많다. 반대로 기자들은 '기사 작법'을 배운다. 그 가운데 기업이나 조직에서 나온 보도자료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그리고 그 보도자료를 어떤 가치로 어떻게 보도의 재료로 사용할 것인지를 교육받게 된다.
오늘 이런 기사가 나왔다.
벤처기업협 "착한 벤처로 다시 태어납니다"[디지털타임스]
늘 그렇듯이 대중에게 읽히는 글은 '제목이 반'이다.
일단 이 제목만 놓고 보았을 때 무슨 생각이 들까. 내용을 읽지 말고 상상해보자.
'뭔가 나쁜 일이 있었구나, 그리고 그들 벤처가 갱생하려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내용에는 심지어 이런 문장도 들어가 있다.
착한벤처 캠페인은 지난 4월부터 벤처기업협회가 준비해 온 벤처기업 이미지 개선 운동으로, 산발적인 벤처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착한벤처'라는 단일 브랜드로 통합해 홍보함으로써 벤처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바꾼다는 구상이다.
결론도 좀 이상하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벤처가 그동안 우리 경쟁의 성장동력 역할을 해 왔지만 일부 벤처인의 사례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향후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을 입안, 시행하는 과정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것이 필수적일 것"라고 말했다.
뭐가 그렇게 벤처를 부정적으로 만들었을까? 벤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었을까? 나도 벤처를 하고 있고 심지어 벤처인들이 득실득실대는 곳도 많이 다녀봤고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는데 내가 아는 벤처들은 배고프게, 그러나 정렬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부정적으로 보일만한 짓을 무엇을 했길래 '착한 활동'까지 해가면서 착한 척을 해야 하는 것일까?
보도자료 원문을 확인했다.
벤처협회, ‘KOVA 착한명함 캠페인’ 시행[뉴스와이어]
내용을 그대로 긁어온다.
(서울=뉴스와이어) 2010년 09월 01일 -- 벤처기업협회(회장 황철주)는 금일(9월 1일)부터 마음커뮤니케이션(대표 박진만)과 함께 명함구입시 일정 금액을 적립, 사회공헌에 사용하는 ‘착한명함 캠페인’을 시행한다.
이번 착한명함캠페인은 벤처기업협회와 협회 임원사인 마음커뮤니케이션(대표 박진만)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기부문화 캠페인이다. 인쇄분야 대표 벤처기업인 마음커뮤니케이션에서 명함을 제작, 구입 시 제작비용의 최대 20%까지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일정 금액을 적립하여 사회단체 굿네이버스에 기부하게 된다. 협회는 적극적으로 착한명함 캠페인을 홍보해 벤처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협회와 마음커뮤니케이션은 굿네이버스와의 협약을 체결하였으며, 향후 적립된 수익금은 굿네이버스를 통해 전 세계 굶주리고 있는 우리 아이들과 이웃에게 희망을 심어주게 된다.
착한명함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법은 명함제작 홈페이지인 미스터에이(www.mra.co.kr)에 접속하여 명함 주문 시 착한명함 참여 또는 굿네이버스 후원을 선택하면 된다. 협회 홈페이지(www.venture.or.kr)에서도 접근이 가능하며, 후원에 동의한 명함에는 수익금 기부에 대한 문구가 인쇄된다.
협회 황철주 회장은 “착한명함을 이용하면서 작은 금액이지만 나눔 문화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명함을 주고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홍보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캠페인의 의미를 밝혔다. 마음커뮤니케이션 박진만 대표는 “협회와 함께 벤처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착한명함뿐만 아니라 다른 인쇄물에도 확대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공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착한명함캠페인’은 지난 21일 시행된 ‘착한벤처 등산대회’와 함께 협회가 진행 중인 벤처기업의 사회공헌활동 프로젝트인 <착한벤처캠페인>의 또 다른 형태이다. 이 캠페인은 여러 형태로 시행되고 있는 벤처의 사회공헌활동을 소개하고 홍보함으로써, 더 많은 벤처기업인이 참여하기 위한 장을 마련하기 위한 협회의 사회공헌캠페인이다.
한편 협회는 앞으로 ‘착한명함’ ‘착한벤처등산’, ‘착한카드’시행 및 ‘착한벤처인’사이트운영 등의 다양한 <착한벤처 캠페인>의 사회공헌활동 시행을 통해 벤처가 우리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발전시킴과 동시에 따뜻하게 만드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앞장서 나갈 예정이다.
자, 보도자료에 과연 기사에서 등장하는 "그동안 나쁜 이미지에서 좋은 이미지로 전환시키기 위한" 활동이라는 '의도'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럴 경우,명백히 벤처기업협회의 보도자료는 기자에 의해 다른 방향으로 읽히고 있고 이렇게 바뀐 보도 방향은 엉뚱하게 제목에 의해 "벤처 전체가 나쁜 이미지를 이미 갖고 있어서 갱생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포함하고 말았다.
1. 이 캠페인의 내막과 전후 맥락을 유추할 수 있는 기자의 직관에 의한 '숨은 의도 찾기'가 핵심 내용일 수 있고,
2. 반대로 거두절미, 의미 왜곡을 통한 작은 것을 확대해서 부풀려 보는 침소봉대의 사례일 수도 있겠다.
결론적으로 말꼬리 잡기가 되어버렸지만, 이번 보도자료는 일단 잘못 읽혔으며 보도자료를 전달하면서 자신의 추론을 뒷받침 한 기자의 의도 조차 제목이 이상하게 달리면서 '오독'의 여지를 남기게 됐다.
이런 경우 벤처인이라면 벤처기업협회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게 된다. 예를 들어 이미 지난 번에 보도된 대로, 작은 벤처 기업의 희망이 되어야 할 곳이 1000억 클럽을 결성하는가 하면 최고 벤처기업으로 1조원대의 규모를 가진 NHN을 선정하는 등 '규모'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곳이 벤처기업협회였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생뚱맞게 벤처는 착해야 한다며 '착한 벤처 캠페인'을 벌인다니, 좀 어처구니가 없지 않겠는가.
여러 면에서 이번 보도자료는 초기 의도와 달리 많은 부분 왜곡될 수밖에 없었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이번 사례는 어찌보면 보도자료와 기사 재료의 차이를 보여주는 좋은 예일 수 있겠다.
2010/09/07 14:32
2010/09/07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