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조기교육과 2만원대 초소형 PC

Column Ring 2013/06/30 22:55 Posted by 그만

지난 4월 18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청와대에서 대통령에게 2013년도 업무계획을 보고하면서 학생들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21세기 언어인 SW를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국민을 양성하겠다”며 “이를 위해 MS 스몰 베이직(Small Basic)과 같이 손쉽게 SW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SW창의 캠프 등을 통해 초·중등 학생들의 SW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 사례로는 인구 130만명의 유럽 소국인 에스토니아 정부는 지난해부터 6세 아동부터 19세 청소년까지 프로그래밍 교육 프로그램인 ‘프로지타이거(ProgeTiiger·Programming Tiger)’를 실시하고 있고 빌게이츠와 마크 주커버그, 에릭슈미트 등 IT 거물들도 프로그램 개발 조기 교육에 대해 역설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ICT 산업 발전에 있어서 꼭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 소양을 키우겠다는 것에 다들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자칫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더구나 프로그램 개발이 과연 어린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소양인지도 아직 확실하진 않을 뿐더러 영어, 수학 등 늘어나는 교과목 가운데 하나로 치부돼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보완 양립하는 HW와 SW를 지나치게 구분하고 있다는 인상도 받는다.

새로운 분야의 교육을 지나치게 공교육화 해서 오히려 흥미를 잃게 만들 수도 있고 새로운 차원의 학생들 사이의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너무 빨리 바뀌고 정형화되지 힘든 IT 기술 분야를 과연 쉽게 바뀌기 힘든 정적인 공교육 과정에 편입시킬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오히려 지금 단계에서는 프로그램 교육 방식에서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고 전체적인 구조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민간에서도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 대한 관심은 소프트웨어와 웹과 모바일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알려주는 교육 과정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개발 교육 사이트인 생활코딩(www.opentutorials.org)가 인기를 끌고 있고 미국에서는 뉴욕 시장까지 프로그램 개발을 배운다는 초보자용 온라인 프로그램 개발 교육 사이트,  코드아카데미(www.codecademy.com)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 코드아카데미는 조만간 한국에서 한국어로 번역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생활코딩은 다음세대재단이 주관하는 2012년 616디지털유산 어워드에서도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이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가상환경에서의 프로그램 개발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기기를 움직이고 자동으로 특정한 목적을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초소형 PC 개발키트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초소형 PC 개발키트는 신용카드 정도의 크기에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탑재돼 있고 실제로 운영체제를 구동할 수 있는 PC의 본체 역할을 하는 기기를 말한다. 가격대도 2만원대에서 10만원대 정도로 저렴하다.

아두이노, 라즈베리 파이, 큐비보드, 비글보드, 프리덤보드 등 초소형 PC 개발키트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장치를 갖춘 상태이지만 여기에 각종 추가 기능을 담고 있는 부품을 조립하면 전혀 새로운 차원의 기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이들 초소형 PC 개발키트를 구동하는 운영체제는 대부분 리눅스 기반으로 소스도 모두 공개돼 있고 프로그램을 손쉽게 개발할 수 있는 도구도 다채롭게 제공된다. 전세계 개발자들 역시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커뮤니티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몰입도와 흥미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들 기기는 세계 각국의 교육 현장은 물론 가정에서도 로봇청소기, 화분에 물주기, 오디오비디오 시스템 셋톱박스 등 거의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하다.

영국 라즈베리 파이 재단이 만든 라즈베리 파이의 경우 가장 싼 제품이 2만원대(국내에서는 3만원이 넘지만 그럼에도 놀라운 가격이다)다.  저개발국가의 어린이들이 컴퓨터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이 기기는 지난 1월에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고 지난 4월에는 미국에 시판되자마자 6시간만에 A타입 제품이 매진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튜브에는 라즈베리 파이를 응용한 신기하고 흥미로운 제품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국가 차원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육성’하자는 차원의 교육을 이야기하면서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부여다. 교육 공급자의 당위성이 아닌, 교육 수혜자인 학생들의 재미와 흥미, 그리고 유용성을 고민하면서 프로그램 개발 교육이 구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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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에 지난 5월 초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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