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70-20-10을 아십니까?

Ring Idea 2008/04/25 09:28 Posted by 그만

그동안 블로그로 다양한 실험을 해봤는데 이제 어떤 실험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암중모색중이었다. 블로그를 중심으로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는 주의였으니 이제 좀 시들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던 중 재미있는 두 가지 행사가 연이어 있었다.

하나는 그만이 주최(주도?)한 '마이스페이스 블로거 원정대'가 그것이었고 태터앤미디어(TNM)와 헤럴드경제가 주축이된 일명 '블로거가 간다'라는 기획이었다.

온라인에서만 머물던 블로거가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묻고 싶은 내용을 오프라인에서 물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느냐, 그것도 블로거가 요청한 것을 기업이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궁금증에 대한 실험이었다. 물론 태터앤미디어의 기획은 오래 전부터 진행되었고 그만의 마이스페이스 블로거 원정대 역시 불현듯 마이스페이스 코리아가 생겼고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어떻게 진행할까를 고심했던 결과였다.

마이스페이스와 직접 대화를 나눠본 블로그와 그렇지 않은 블로거들 사이에서의 미묘한 감정적 추돌(충돌이 아닌)도 있었고 견해 차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까지 보면서 역시 잘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천편일률적인 기자 행사에 수십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어도 이렇게 다양한 시각으로 다양한 해석을 해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수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각 차이에 대한 다양성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마이스페이스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아래 글에 달린 트랙백만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블로거들의 비판적인 성향상 꽤나 시니컬하기도 하고 냉소적인 면도 보이지만 그 이상으로 마이스페이스 코리아에게는 많은 시사점을 주는 분명 도움이 되는 글이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마이스페이스 코리아 관계자들이 블로거들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해줬다. 이게 영향력이 아니고 무엇이겠나.

2008/04/16 마이스페이스 한국 진출, 허투루 보지마라

이 글의 트랙백 :

myspace 한국 오픈으로 관리할게 더 늘겠다[brainchaos 언로그]
마이스페이스 코리아 블로거 간담회를 다녀와서[bLINK the BLOG]
Myspace. 새로운 자극이 되었으면..[좀비씨 이야기]
마이스페이스 코리아 블로거 간담회 다녀왔습니다.[마루날의 雜學辭典]
마이스페이스 블로거 간담회 후기[Plan9 Blog]
마이스페이스의 한국 진출을 보면서..[학주니닷컴]
삽질하는 마이스페이스, 이것도 국내 진출인가?[서명덕기자의 人터넷 세상 ▶모든 블로거들이 유명해지는 그날까지◀]
myspace.com과의 유쾌한 만남[세상을 보는 또 다른 시선]
마이스페이스와 허브 전략[Lipio's blog]
마이스페이스가 국내에서 돌풍일으킬 것[speak the truth]

기성 언론이 갖고 있던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일반 소비자, 대중, 경쟁자들이 개인 자격으로도 충분히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작은 파장이라고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이런 조류는 확대되면 확대됐지 후퇴하지 않을 조류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구글을 다녀왔다. 다음의 후기만으로도 당시 구글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거의 전달됐다고 본다.

구글이 보는 한국, 블로거가 본 구글[소금이의 행복한 하루]
국내 포털의 이중적인 태도,이해가 안간다[임원기의 人터넷 人사이드]

이후 나오게 될 헤럴드경제 기사에서도 또한 압축되어 전달될 것이다. 미디어 1.0과 미디어 2.0의 조화로운 행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단순히 미디어 2.0 세력이 이용을 당한다거나 미디어 1.0이 미디어 2.0에 편입되거나 전복될 것이란 시나리오보다는 이런 협업의 현상이 더 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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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는 그만을 비롯해 임원기님(wonkis), 브루스님, 버섯돌이님, 김태우님, 멜로디님, 후글님 등 블로거들과 헤럴드 경제 권선영 기자, 태터앤컴퍼니 꼬날님, 태터앤미디어 한영님 등이 참석해 사진 촬영을 비롯해 간단한 간담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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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의 두 수장, 이원진 사장과 조원규 사장이 함께 자리에 참석했다. 구글코리아로서는 대외적으로 두 수장이 함께 언론이나 대외적인 자리에 동시에 참석해 구글을 설명했던 것 자체가 처음이라고 한다.

두 사장이 구글에 대해 비전과 현황, 그리고 기술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이 이어졌고 함께 배석한 인사담당 임원인 황성현 상무(전 야후!코리아 출신이다)까지 배석해 블로거들의 이런저런 산만한 질문에 친절하게 답변해주었다.

솔직히 내용이 놀라왔다기보다 그 현장이 놀라왔다. 일개 개인이 세계적인 기업, 또는 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의 최고 수장들을 직접 만나 관심사를 물어보고 대답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사건이 아니겠는가. 또한 그것도 구글코리아가 요청한 것도 아니고 블로거들이 가고 싶은 곳을 골랐고 기업은 이런 블로거들의 요청에 (기자가 포함돼 있긴 했지만)응대하는 것을 보면서 무엇을 느껴야만 했겠는가. 미디어 2.0은 이미 우리가 체험하고 있는 세상이 된 것은 아닐까.

버섯돌이님은 VoIP에 대한 관심사에 맞는 질문을, 소금이님은 공익 활동이나 NGO 활동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질문했다. IT 인터넷 분야에 정통한 임원기 기자(정치부로 자리를 이동했음에도) 역시 기자로서가 아니라 블로거로서 가벼우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했다. 브루스님은 이동통신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배경으로 다양한 구글의 모바일 전략을 질문했고 그만 역시 평소 궁금했던 비즈니스 모델과 광고비 지급 통화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보았다.

유튜브의 저작권이나 국가 기관의 콘텐츠 규제(돌발영상 삭제 사건 처럼)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구글의 기본적인 사고 역시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리이기도 했다.

"구글은 진출돼 있는 국가의 현지법률을 최대한 존중하며 가급적 현지 국가의 법제도에 맞춰 행동할 것이다. 하지만 그 외에 법에 의하지 않은 압력에 대해서는 오히려 유저의 표현의 자유를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멋진 답변이었다. 역시 관리의 삼성, 명분의 구글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현장에서는 거의 모든 질문을 블로거들이 했으며 대답 역시 거의 숨김 없이 솔직하게 말해주었다.

물론 업계의 소문으로 떠도는 "구글 코리아 철수설"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았다. 현재 그들의 움직임으로 봐서는 철수할만한 뚜렷한 이유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구글 코리아 철수설에 대한 다양한 '그럴듯한 논리'가 소문으로 떠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오히려 실패를 권장하는 조직구조"라고 자랑하는 구글이 한국에서의 '생각보다 부진한' 성과(실제 목표가 있는지도 궁금하다)가 낮다고 해서 쉽사리 철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목구멍에서 이 질문이 나오려다 말았다. 이미 이들 역시 많은 기자들에게 이런 소문을 들었을테니 어떤 대답이 나올 것인지 지레짐작했는지도 모르겠다.

구글측의 인상적인 대답 몇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 지루한 글을 마쳐보자.

유튜브의 저작권 보호 정책에 대해...
"유튜브의 저작권 보호 정책은 필터링 기술이 이미 준비돼 있고 저작권자들이 직접 자신들의 저작물을 등록해 유사한 콘텐츠를 찾아낼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자기 저작권은 당사자들이 보호하는 것이 원칙이다"

돌발영상 사건과 관련해...
"글로벌 서비스의 한계가 분명히 있다. 각 나라마다 가치 기준과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구글은 현지 실정법을 준수하되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을 기본 가치로 보고 있다"

개발자들의 천국이라는 구글, 개발자 이외의 직원들에게는 지옥이냐는 질문에...
"구글은 대외적인 편의에 의해 직급 체계를 구분할 뿐 내부적으로는 단일하고 수평적인 조직원 직급체계를 갖고 있다. 회장에서부터 신입사원까지 서로의 의사소통에 장애요소는 없으며 심지어 복리후생 조건까지 누구나 똑같은 혜택을 누린다"

네이버나 다음 등 국내 포털은 TV 광고를 하는데...
"구글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인터넷의 힘(Power of Internet)을 믿고 있다. 인터넷으로 소통하고 비즈니스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다른 매체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국내 포털과 많이 비교되는데...
"포털과 구글은 지향점도 다르고 사업하는 패턴도 다르다. 결국 사람의 손을 가급적 거치지 않도록 하고 오픈형 플랫폼을 지향하는 구글과 끊임없이 사람의 손을 거쳐 더 많은 사람들을 붙잡아두어야 하는 국내 포털과는 처음부터 수평적인 비교 대상이 아니다. 서로 사업하는 영역이나 차원이나 지향점이 다른 비즈니스다."

외국계 기업들의 전형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의사결정이 느리다는 문제가 구글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은데...
"구글은 독단적으로 누가 결정을 내려서 나머지가 다 따라가는 구조가 아니다. 서로 협의하고 공감대를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런 과정 속에 토론과 고민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의사결정이 느리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공감대를 형성한 결정에 대해서는 실행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P.S. 구글의 제품(기술) 개발 원칙은 70:20:10 이란다. 70%의 역량을 핵심기술(검색)에 쏟고 20%는 핵심기술을 보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그리고 나머지 10%는 핵심역량과는 전혀 상관이 없더라도 '전세계 모든 정보를 찾아주기 위한 비전을 성취하는 일이라면' 어떤 것이든 자유롭게 상상해 만든다고 말한다. 직원들의 일과 시간 업무 원칙이 80:20 비율로 회사 업무와 회사 업무 외 자유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회자됐는데 70:20:10도 꽤나 재미있는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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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구체적으로는
70 : 검색 품질, 크롤인덱싱, 애드워즈, 애드센스, 툴바
20 : 블로거, 구글 미니, 피카사, 뉴스, 팩(소프트웨어 패키지를 말하는 듯)
10 : 오프라인 광고, 구글 코드, 구글 와이파이, 구글 토크

그들의 말대로 1998년 9월 설립된 10년도 안 된 회사가 현재 전세계 20000명의 직원으로 불어나기까지 문화를 유지하며 역동적인 움직임과 놀라운 성과를 동시에 이루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구글은 주목할만한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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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04/25 09:28 2008/04/2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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