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볼 때 가장 주목할만한 곳은 CJ입니다. 가장 강력한 미디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CJ E&M의 경우 콘텐츠 제작 및 수직 수평 계열화에 선봉에 서 있고 최근 들어 자체 제작물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발표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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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단일 플랫폼에서는 갖추기 힘든 다양성을 무기로 한 광고 패키지도 구성할 수 있는 시점이 되었지요.
지상파·종편엔 없는 '패키지'…CJ의 '최종병기' [머니투데이]
이제 종편은 그냥 일개 PP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여실히 깨닫고 있을 겁니다.(그런 의미에서 CJ와 비슷한 의미의 수직/수평 계열화를 시도하고 있었던 중앙 계열의 초점 없는 미디어 전략이 종편으로 인해 내부적인 사정들이 복잡하게 꼬이면서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군요. --;)
어쨌든 CJ 미디어는 두 축으로 나뉘는데 CJ E&M이 콘텐츠 제작과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면 다채널 플랫폼화를 진행하는 곳은 CJ 헬로비전입니다. 요즘 공중파와 한판 붙고 있는 곳이기도 하면서 가장 주도적으로 공중파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CJ 헬로비전의 또 다른 미션은 N-Screen의 궁극적인 완성입니다.
티빙은 이런 전략적인 선택에 있어서 오픈 채널 플랫폼으로의 방향성을 가진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티빙이 나왔을 때 솔직히 관심을 두기 힘들었는데요. 그 이유는 곰TV나 판도라 TV 등 메이저 플랫폼과 UCC 플랫폼 사이의 니치 시장에 초점을 두는 것도 아니었고 유튜브와 같은 오픈형 플랫폼도 아닌데다 포털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영상 모아 놓은 서비스'에 불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발표가 어제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흥미도 있고 사업적으로도 콘텐츠를 매시업해서 여러 네트워크 제휴사들과 협업을 해야 하는 동병상련의 입장도 있고 해서 오랜만에 기업의 블로거 간담회에 직접 참여했습니다.(눈이 엄청나게 쏟아졌는데 이게 티빙에게 어떤 작용을 할지 모르겠네요. ㅋ)
딱히 복잡하게 설명할만한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air.tving.com
이 곳에 들어가면 뭔 이야기인지 금방 알아차릴 것입니다.
한마디로 "영상을 우리가 모아놓았으니 가져다 쓰라"는 이야기입니다. 실시간과 VOD까지 모두 플랫폼 안에 데이터로 어떤 서비스로든 이식이 가능하다는 말이구요. 요즘 말로는 '큐레이션 채널'도 별도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각 채널마다의 영상들을 분해해서 새로운 형태의 아이템으로 재조합(매시업)할 수 있고 개발자들은 영상의 판매 수익도 공유할 수 있습니다.
획기적이기보다 다른 단일 채널 사업자들이 할 수 없는 제 3의 지대에 있는 CJ만이 할 수 있는 혼합형 유통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발자들이 영상 채널들을 확보하고 다른 콘텐츠와 매시업해서 VOD 등의 유료화에 참여하게 되면 수익 공유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됩니다. 물론 발표회장에선 정확한 수익 공유 모델이나 배분 비율, 그리고 정산과 과금 방식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보여주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반응을 보고 협력사를 늘려가면서 케이스를 만드려는 시도인 듯 보이는군요)
영상 콘텐츠를 하나의 풀로 쌓아둔 채 다시 외부로 공개하는 것에 대한 구상은 쉽지만 외부로 합리적인 방식을 통해 수익을 공유하면서 영상 채널을 공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적인 도구를 갖춘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SDK와 API를 공유하고 개발자들은 좀더 풍부한 서비스를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배포할 수 있고 여기서 나오는 VOD 수익과 함께 별도로 마련중이라는 PPL(?) 등의 부가 수익 모델을 함께 공유하겠다는 발상도 생각 처럼 쉬운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각종 툴과 개발 지원까지 염두에 두어 보편적인 플랫폼으로의 진입을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콘텐츠 저작권자들에게는 안심하고 유통될 수 있는 유료 채널의 확장을 기대하게 하고 개발자에게는 콘텐츠 확보에 대한 고민을 해소할 수 있게 해서 궁극적으로는 선순환을 일어나게 하겠다는 것인데요.
물론 언뜻 보기에 문제가 없진 않을 것 같습니다. 먼저 방송 영상이라는 것이 수입한 것도 있고 채널 운영사가 직접 제작하지 않고 납품 받은 것도 있습니다. 또한 스포츠 영상은 (지역이나 특정 국가)중계권과 송출권, VOD와 관련된 다양하고 복잡한 권리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이것을 CJ가 안고 가겠다는 것인데 정말 예측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콘텐츠를 연간 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들여 수급하고 있는데도 이런 문제가 깔끔하게 해소돼 있지 않은 상태의 오픈 플랫폼 진입이 쉬울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티빙 에어가 꿈꾸는 것은 뚜렷합니다. 다른 많은 벤처들과 해외 기업들이 추구하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방향 플랫폼으로는 부족해 보입니다. 지금은 CJ가 확보한 것을 가져다 쓰세요 하고 있지만 거꾸로 나꼼수나 뉴스타파 등 인디 채널과의 협력, 궁극적으로는 사용자와의 영상 공유 등이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것들까지 완성이 된다면 티빙이 꿈꾸고 있는 영상에 관한 오픈 플랫폼이 좀더 견고해질 것으로 봅니다.
* 현장에 강소라씨가 왔습니다. 티빙 광고 모델이었군요. '이특 마누라'(?)라는 설명 등을 죽 들어보고 포털에서 검색하고 나서야 이 분이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죄송해요. 전 연예인을 잘 구분 못해요. ㅠㅠ
** 공개된 발표자료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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