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는 광고의 등장으로 비로소 객관성과 중립성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매체 역사의 아이러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 위해 누구의 편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게 된 것이다. 대중매체의 원래 메시지의 주변에 기업이나 기관의 의도적인 목적을 가진 광고는 매체 구독자에게는 다소 불편함을 주지만 새로운 정보를 줄 수도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대중매체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주요한 수익원이 되었다.
인터넷의 대중화에도 역시 광고는 중요한 수익원이 되었다. 인터넷 사이트가 사람들의 관심과 시간을 붙잡아두는 바람에 배너광고도 등장했고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사이트과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 검색을 하는 과정에서 검색 결과 화면 역시 광고를 전달하는 지면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구글과 같은 거대한 인터넷 기업들은 광고 수익이 거의 전부인 이유다.
그런데 앞으로도 광고가 새로운 IT 매체 환경을 보급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최소한 스마트폰을 앞세운 모바일 광고 시장은 폭발적 성장중이다.
지난해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가 4천159억원대로 성장했다. 전년 대비 92.6%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광고 시장 규모 대비 모바일 광고 시장은 4.2% 비중에 불과하다.
지난 17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간한 정보통신방송정책 26권 '모바일 광고 시장의 전망 및 동향'에 따르면, 방송 통신 융합과 다양한 ICT 디바이스 개발로 모바일 매체 영역이 확대되면서 모바일 광고 시장이 동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3,800만명에 이르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모바일 광고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스마트폰은 TV에 이어 두 번째로 사용 빈도가 높은 매체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모바일 광고 사용률은 2012년 85% 수준에서 2017년 95% 수준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광고 시장의 성장하게 된 요인으로 모바일 기기가 저렴한 비용의 소비자 매체로서 기능하면서 상황성(Context), 즉시성(Immediacy), 개인화(Personalization)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그런데 최근 나이키의 철수로 주목받고 있는 웨어러블 컴퓨팅은 광고와 어떻게 연결지을 수 있을까.
지난 9일 미국 MIT테크놀로지리뷰가 주최한 디지털 서밋에서 에버노트 CEO 필 리빈은 “특정 기능을 하는 단일한 애플리케이션의 시대는 낡았다”고 단정하고 “웨어러블 컴퓨터가 스마트폰을 보완하는 새로운 기기로 자리매김할 수 있고, 앱이라는 소프트웨어가 가지는 역할을 대체할 수도 있다”면서 스마트 시계나 구글 글래스와 같은 웨어러블 컴퓨터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장치들이 서로 연결되어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을 강조한 것이다.
관련 기사 : http://www.technologyreview.com/news/528196/digital-summit-wearable-computers-mean-the-end-of-apps-and-ads/
하지만 그는 웨어러블 컴퓨터 환경이 보편화 되기 시작하면 사용자의 눈에 보여지기 위해 당장 활용 가능한 스크린은 겨우 몇 인치인 경우들이 대부분이 될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노출이나 사용자의 반응을 기대하는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구글글래스의 작은 화면에 광고가 등장해 시야를 방해하면 상당히 불편해질 것이 뻔하다. 스마트폰 화면보다 스마트 시계나 구글 글래스를 사용하게 되고 사용자에게 좀더 최적화된 개인화 정보들이 제공될 것이란 일반적인 전망에서 광고가 낄 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따라서 광고업계 역시 이런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모바일의 작아진 화면에서 기존 콘텐츠와 구분해서 보여질 수 있는 광고의 수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아예 콘텐츠 자체가 광고인 네이티브 광고라거나 특정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존 콘텐츠 맥락 속에 배치해 놓는 PPL 광고 기법 역시 최근 들어 각광 받고 있다. 개인화나 기기값을 후원해주는 스폰서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점차 비용만 증가하고 소비자들이 광고를 비켜갈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산업사회의 꽃인 광고가 예전과 같은 위력을 가질 수 있을지, 그리고 광고에 의존하는 매체의 생존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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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에 게재된 글입니다.
2014/06/26 09:30
2014/06/26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