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반가운 이야기가 등장했다.
비트도트라는 작은 회사가 구글과 함께 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게 뭔 소리일까?
비트도트는 HTML 5 기반의 웹앱을 만드는 회사다. 스스로는 콘텐츠를 수용하기 좋게 만드는 UX를 늘 고민하고 연구하는 미디어 기술 기업이라고 평가하는 곳이다.
구글은 모바일에서는 웹 처럼 검색광고나 정적인 디스플레이 광고가 효과를 보지 못하자 새로운 형태의 인터랙션 광고 제작을 해야 하는 고민에 빠져 있었고 서로의 니즈가 맞았던 셈이다.
지난주 비트도트 조희제 대표를 만났다. 콘텐츠 미디어 업계에서 서로 엇갈리며 지내왔던 터라 '언젠가 만날 사이'였다. 더구나 조희제 대표와 함께 비트도트 팀은 이그나잇 스파크와 벤처스퀘어가 진행하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인 스팍스퀘어(SparkSquare) 참가자이기도 하다.
사무실은 강남역 근처였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곳이란 티가 날 정도로 휑했다. 좁은 사무실에 5명의 "의리로 뭉친" 비트도트 사무실 답게 책상이 서로 맞붙어 있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조 대표는 자기 소개를 "최초 고생 전문가"라는 말로 시작했다.
1996년 문화웹진이 창간할 때 "남들 안 하는 거라서 재미있겠다"며 팀으로 들어가 일했다. 즐거웠고 흥미로운 일상이었다. 하지만 24호가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는 디지털 문화웹진 스키조는 그 엽기적이고 음모론적이고 시니컬한 유머들에 대한 희미한 기억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리고나서 2002년 PC라인이라는 컴퓨터 잡지를 만들던 곳에서 새로운 <닷츠>라는 인터넷 문화 잡지를 창간하는 데 합류한다. 또 개고생이었다. 몇 개월 있지도 못 했다.
그 다음으로 자리 잡은 곳이 다음이다. 포털이라고 들어갔는데 기자를 시켰다. 미디어 다음의 초창기 모습은 자체 기자를 수급하여 콘텐츠를 자체 생산하는 것이었는데 그 역할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나서 검색 본부 일을 하기 시작했다. 역시 검색을 새로운 콘텐츠 미디어 영역으로 보기 시작한 때여서 새로운 기획이 필요했다.
그런 그가 잠시 방랑기를 거쳐 2011년 또 일을 벌였다.일을 시작하기 전에 전현직 기자들과 글쓰는 사람들과 의기투합했다. 내가 판을 만들테니 콘텐츠를 채워라 했다. 그렇게 탄생했다. 앱보다 더 역동적이고 자연스러운 동작을 구현해낸 멀티플랫폼용 디지털 잡지 <에피소드>의 탄생이었다. 역시 "남들 안 하는 거라서 내가 먼저 시작해보자 했다"가 시작 이유다. 그러나 또 오래가지 못했다. 창간호 이후 5호까지 만들고는 다음을 기약하며 '휴간' 상태다.
조 대표는 굳이 '휴간'이라고 말하지만 전직 잡지쟁이에게 '휴간'은 '복간에 대한 어떠한 확고한 약속 없이는 다시는 볼 수 없는 사실상 정간 상태'로 들렸다. 그도 온라인에서 5만 다운로드가 오프라인의 5만부 발행과 동등한 영향력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란 점을 체험으로 배웠다. 그렇게 그는 부딪혀 봐야 아는 성격이다.
그런데 꼭 에피소드는 아니더라도 그는 반드시 또 뭔가 새로운 일을 벌일 것이란 확신 같은 것은 들었다.
여전히 콘텐츠와 미디어 비즈니스의 현실은 시궁창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이것 때문에 그동안 그 고생을 하면서 내공을 쌓았나 싶게 어느덧 국내에서 HTML 5 고수가 돼 있었다. 구글 담당자가 찾아와서 <에피소드>를 보면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HTML5로 만든 것이냐"고 물었고 조 대표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 "처음부터 끝까지요"라고 했다.
물론 구글에게 비트도트가 유일한 인터랙티브 광고 제작 대행사는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남들이 따라오기까지 그리 짧지 않은 기간이 걸릴 것이란 것도 조 대표는 자신하고 있다.
구글과 함께 일하게 됐으니 좋겠다고 물었다. 그는 다행이란 표현을 썼다. 만족이란 표현을 쓰기 힘들다는 말이다. 기획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제작 대행 업무를 하게 됐지만 이것은 결국 SI 아니냐는 이야기다. 스타트업에게 "내꺼"가 필요하다는 점은 언제나 압박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그는 하드웨어 업체와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하드웨어 기업들은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으니 그것을 콘텐츠와 사용자의 경험을 연결해주는 도구로 활용해보고 싶다는 희망에서다.
다른 모든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비트도트도 투자를 원하고 있다. 기술력과 기획력은 노출되기 전까지는 차곡차곡 쌓아가며 내공으로 만들 수 있지만 지금부터는 좀더 빠르게 성장해서 규모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그럴 수 있는 단계라고 확신하고 있기도 하다.
HTML 5가 자리 잡기까지, 모바일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그들이 제시한 방식으로 받아들이기까지, 그리고 구글 등 광고 플랫폼 기업들이 그들의 기술에 의존하기까지 조 대표와 비트도트가 걸어가야 할 길이 그리 순탄해 보이진 않는다. 미디어와 콘텐츠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오히려 그에게는 위기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적어도 "처음이라서 부딪히고 깨지는 것을 즐긴다"고 하니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비트도트라는 작은 회사가 구글과 함께 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게 뭔 소리일까?
비트도트는 HTML 5 기반의 웹앱을 만드는 회사다. 스스로는 콘텐츠를 수용하기 좋게 만드는 UX를 늘 고민하고 연구하는 미디어 기술 기업이라고 평가하는 곳이다.
구글은 모바일에서는 웹 처럼 검색광고나 정적인 디스플레이 광고가 효과를 보지 못하자 새로운 형태의 인터랙션 광고 제작을 해야 하는 고민에 빠져 있었고 서로의 니즈가 맞았던 셈이다.
지난주 비트도트 조희제 대표를 만났다. 콘텐츠 미디어 업계에서 서로 엇갈리며 지내왔던 터라 '언젠가 만날 사이'였다. 더구나 조희제 대표와 함께 비트도트 팀은 이그나잇 스파크와 벤처스퀘어가 진행하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인 스팍스퀘어(SparkSquare) 참가자이기도 하다.
사무실은 강남역 근처였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곳이란 티가 날 정도로 휑했다. 좁은 사무실에 5명의 "의리로 뭉친" 비트도트 사무실 답게 책상이 서로 맞붙어 있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조 대표는 자기 소개를 "최초 고생 전문가"라는 말로 시작했다.
1996년 문화웹진이 창간할 때 "남들 안 하는 거라서 재미있겠다"며 팀으로 들어가 일했다. 즐거웠고 흥미로운 일상이었다. 하지만 24호가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는 디지털 문화웹진 스키조는 그 엽기적이고 음모론적이고 시니컬한 유머들에 대한 희미한 기억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리고나서 2002년 PC라인이라는 컴퓨터 잡지를 만들던 곳에서 새로운 <닷츠>라는 인터넷 문화 잡지를 창간하는 데 합류한다. 또 개고생이었다. 몇 개월 있지도 못 했다.
그 다음으로 자리 잡은 곳이 다음이다. 포털이라고 들어갔는데 기자를 시켰다. 미디어 다음의 초창기 모습은 자체 기자를 수급하여 콘텐츠를 자체 생산하는 것이었는데 그 역할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나서 검색 본부 일을 하기 시작했다. 역시 검색을 새로운 콘텐츠 미디어 영역으로 보기 시작한 때여서 새로운 기획이 필요했다.
그런 그가 잠시 방랑기를 거쳐 2011년 또 일을 벌였다.일을 시작하기 전에 전현직 기자들과 글쓰는 사람들과 의기투합했다. 내가 판을 만들테니 콘텐츠를 채워라 했다. 그렇게 탄생했다. 앱보다 더 역동적이고 자연스러운 동작을 구현해낸 멀티플랫폼용 디지털 잡지 <에피소드>의 탄생이었다. 역시 "남들 안 하는 거라서 내가 먼저 시작해보자 했다"가 시작 이유다. 그러나 또 오래가지 못했다. 창간호 이후 5호까지 만들고는 다음을 기약하며 '휴간' 상태다.
조 대표는 굳이 '휴간'이라고 말하지만 전직 잡지쟁이에게 '휴간'은 '복간에 대한 어떠한 확고한 약속 없이는 다시는 볼 수 없는 사실상 정간 상태'로 들렸다. 그도 온라인에서 5만 다운로드가 오프라인의 5만부 발행과 동등한 영향력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란 점을 체험으로 배웠다. 그렇게 그는 부딪혀 봐야 아는 성격이다.
그런데 꼭 에피소드는 아니더라도 그는 반드시 또 뭔가 새로운 일을 벌일 것이란 확신 같은 것은 들었다.
여전히 콘텐츠와 미디어 비즈니스의 현실은 시궁창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이것 때문에 그동안 그 고생을 하면서 내공을 쌓았나 싶게 어느덧 국내에서 HTML 5 고수가 돼 있었다. 구글 담당자가 찾아와서 <에피소드>를 보면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HTML5로 만든 것이냐"고 물었고 조 대표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 "처음부터 끝까지요"라고 했다.
물론 구글에게 비트도트가 유일한 인터랙티브 광고 제작 대행사는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남들이 따라오기까지 그리 짧지 않은 기간이 걸릴 것이란 것도 조 대표는 자신하고 있다.
구글과 함께 일하게 됐으니 좋겠다고 물었다. 그는 다행이란 표현을 썼다. 만족이란 표현을 쓰기 힘들다는 말이다. 기획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제작 대행 업무를 하게 됐지만 이것은 결국 SI 아니냐는 이야기다. 스타트업에게 "내꺼"가 필요하다는 점은 언제나 압박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그는 하드웨어 업체와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하드웨어 기업들은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으니 그것을 콘텐츠와 사용자의 경험을 연결해주는 도구로 활용해보고 싶다는 희망에서다.
다른 모든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비트도트도 투자를 원하고 있다. 기술력과 기획력은 노출되기 전까지는 차곡차곡 쌓아가며 내공으로 만들 수 있지만 지금부터는 좀더 빠르게 성장해서 규모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그럴 수 있는 단계라고 확신하고 있기도 하다.
HTML 5가 자리 잡기까지, 모바일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그들이 제시한 방식으로 받아들이기까지, 그리고 구글 등 광고 플랫폼 기업들이 그들의 기술에 의존하기까지 조 대표와 비트도트가 걸어가야 할 길이 그리 순탄해 보이진 않는다. 미디어와 콘텐츠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오히려 그에게는 위기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적어도 "처음이라서 부딪히고 깨지는 것을 즐긴다"고 하니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2012/05/0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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