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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공중파 방송의 고위 간부를 상대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당신들이 주의해야 할 대상은 종합편성 채널이 아니다. 유튜브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고위 간부들의 고개가 갸우뚱 거리기 시작했다.

아마 그들은 유튜브라는 서비스는 고작해야 일반 유저들이 짧은 동영상을 올려 놓고 히히덕 거리는 곳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니 그런 별것 없는 사이트가 어째서 지금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공중파 방송의 상대가 된단 말인가, 차라리 케이블 TV나 위성TV, IPTV, 종합편성채널 등을 언급하면 대충 이해는 가겠지만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지난 9월 초 유튜브는 의미 심장한 프로그램을 국내 사용자들에게 선보였다. 소위 말하는 ‘유튜브 3.0’이 그것이다.

“유튜브3.0에서는 프리미엄 파트너사 뿐만 아니라 일반 이용자도 유튜브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통해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이런 설명을 위해 아담 스미스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이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지금 방송사들도 난감해 하는 기술적인 난이도가 있는 다양한 기능과 채널 운영 방법도 제공하겠다고 했다.

특히 유튜브 라이브는 유튜브 내에서 진행되는 모든 라이브 스트리밍 채널과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24시간 내, 7일 이내의 모든 라이프 프로그램 스케줄을 제공하며 이용자는 동영상 이어붙이기, 동영상 사이 특수효과 삽입 등 다양한 편집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심지어
3D 영상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유튜브 3D 기능도 제공된다.

최근에는 구글의 좀더 공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구글은 유튜브를 통해 가수 마돈나, 농구스타 샤킬 오닐 등 유명인사와 손잡고 온라인 채널 100여 개를 개설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할리우드 제작사, 미디어 회사 등 76개 회사가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하고 하루 25시간 분량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이를 위해 구글은 콘텐츠 제작사들에게 광고수익 55%를 지급하기로 한 상태. 또 막강한 자금력 을 바탕으로 이미 약 1천1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제작자들에게 콘텐츠 제작비용으로 사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은 통상 케이블방송 채널에서 보던 패션, 뷰티, 요리, 스포츠, 음악, 건강 등 19개 분야의 프로그램을 유튜브 채널을 아무 때나 접할 수 있게 된다. 프로그램은 각 분야 전문가가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는데 예컨대 댄스 채널은 마돈나가, 스포츠 채널은 스케이트보드 선수 토니 호크가 맡는 식이다.

이미 지난 5월 영국 왕실의 결혼식을 전세계에 생중계한 바 있는 유튜브로서는 다양한 실시간 채널을 확보하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방송사업자들이 간과 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나오고 있는 거의 모든 가전과 스마트 기기에 유튜브를 즐길 수 있는 기능이나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돼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구글은 음성을 실시간으로 문자로 바꿔주는 스크립트 생성 기술은 물론 실시간 번역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이 말은 일본 드라마와 미국 드라마가 방송되는 그 시점에 전세계 모든 유튜브 이용자들은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자막을 보며 동시간 시청 경험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엄청난 영향력을 유튜브에게 안겨줄 것이다.

상상해 보라, 향후 10년 뒤에 유튜브가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스포츠 빅 이벤트들을 독점 중계한다면 과연 공중파와 케이블 TV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과연 우리는 수십개의 경기가 실시간 채널로 모두 중개되는 유튜브를 선택할까 아니면 두 세개 경기만 집중적으로 반복해서 보여주는 지겨운 공중파 채널에 머물게 될까?

현재 유튜브에는 전 세계 32개국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매 1분마다 48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 되고 있다. 하루 평균 조회 수는 30억 건이 넘는다.

SNS 전담팀을 만들고 인터넷 방송을 규제하려는 미시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들과 온갖 정치적인 논의로 본질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방송 산업계 간부들은 이런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눈치 채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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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시사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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