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에 대한 착각 퍼레이드

Ring Idea 2007/04/24 15:33 Posted by 그만
문득 필 받아서(?) 쓰는 이야기입니다.

베스트셀러에 대한 대표적인 착각 퍼레이드를 엮어볼까요..^^

1. 서점의 착각..
내가 골라 진열해 둔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더라.

-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을 진열해 놓고 나서 나중에 베스트셀러로 뜨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은 다른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들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판단기준을 갖고 그 책을 진열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다음에 나오는 다른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요즘은 온라인 서점 북 마스터들도 이런 비슷한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대접 좀 받으니 내가 밀어야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물론 클릭은 많이 일어날 수 있으나 판매는 전혀 다른 양상일 수 있다.

2. 작가의 착각..
역시 심혈을 기울인 책이니만큼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다.

- 정말 대표적인 착각이다. 정말 좋은 책은 오래 꾸준히 사랑받는 책이지 베스트셀러가 좋은 책의 기준이 되지는 못한다. 심혈을 기울인만큼 독자들의 심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마치 자신의 영화가 흥행이 되지 않는다고 관객과 한국인을 멸시하는 태도로 일관했던 영화 감독과 다를 바 없는 생각이다. 아쉽게도 좋은 책이 많이 읽히기보다 많이 읽혀서 많이 팔리는 책이 더 많은 것이 출판계 현실이다. 블록버스터는 예술영화가 아니다!

3. 독자의 착각..
베스트셀러는 정말 많이 읽힌 책일 것이다.

- 베스트셀러 기준은 다양한다. 일단 순위부터 매기면 가장 많이 팔린 책이 1위일 것임은 당연하다. 하지만 책은 분야별로 베스트셀러를 진열한다. 경제 실용서, 비소설, 소설, 교재 등등.. 심지어 불황일 때는 2천부 찍어 다 팔린 책이 베스트셀러에 당당히 올라와 있는 것도 있다. 그러니 베스트셀러라는데 내 주변에 그 책을 읽은 사람이 그토록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베스트셀러는 당연히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닌 그냥 '이상하게' 많이 팔린 책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짜깁기 책이 '마시마로(?^^) 이야기'다.

4. 출판사의 착각..
베스트셀러는 우리가 하기 나름이다.

-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기법에 대해서는 정말 잘 알고 있다는 출판사들이 하는 일은 무엇일까? 직원들이나 지인, 관계사들을 동원해 각종 오프라인 문고에 가서 주기적으로(왕창 사들이지 않는다!) 마케팅비를 써가며 그 책을 사들인다. 당연히 나중에 다시 서점에 납품하기 때문에 사들인 가격의 일부만 쓰면 되는 일이다. 온라인 서점도 마찬가지다. 100만원어치 샀다고 해서 100만원이 비용이 아니라 중간 마진 약 15만원 정도만 지출한 셈이기 때문에 돌려치기 마케팅은 통한다고 본다. 그러다보면 인력과 마케팅비가 좀더 책정된 책이 당장이라도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간혹 쓰레기 책도 베스트셀러가 된다. 아쉽지만 그것도 자꾸하다 보면 들킨다. 그리고 힘발이 안 받을 때가 더 많다. 안 하느니만 못할 때도 있다.

5. 언론의 착각..
우리가 서평을 좋게 써줘야 베스트셀러가 된다.

- 실제로 많은 언론 주변의 생각들이다. 언론에서 서평을 좋게 써줘야 그 책이 잘 팔린다. 그래서 집중적으로 책도 보내고 보도자료도 깔끔하게 써 보내고 언론은 그걸 받아서 낼름 낯간지러운 문장으로 서평을 써댄다. 아쉽지만 착각이다. 언론에서 서평 제대로 읽어보는 사람, 정말 적다. 차라리 인터넷 댓글이나 서평 블로그가 낫다. 그들이 언론보다 내 눈높이에 맞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주변 사람이 그 책을 읽고 어떤 평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언론이 밀어줘서 베스트셀러가 된 사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솔직해지자 '많이 팔린다니까' 베스트셀러라며 억지로 소개해주고는 베스트셀러를 인위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과연 잘하는 일인가. 언론아, 댓글이나 블로그는 좀 읽어 봤니? 아님 서점에는 좀 가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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