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모임 이규웅 대표

인터넷은 혜성 처럼 등장했다가 사라진 기업들이 많다. 그중에는 아예 소멸한 네띠앙, 오르지오와 같은 곳이 있는가 하면, 거대한 포털이란 태양에 가려 빛을 제대로 발현하지 못하는 디씨인사이드, 웃긴대학과 같은 혜성들도 있다.

그런데 갈수록 블랙홀과 같은 모습으로 변해가는 대형 포털에 의해 소멸해갈 것 같았던 기업이 요즘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아예 새로운 트렌드의 선두에 서서 인터넷에 UCC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 웹 1.0 시절의 '아류작'이었던 곳이 웹 2.0 선도 기업으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다모임(www.damoim.net)이 그곳이다.

다모임은 아이러브스쿨이 선두였던 시절에는 2위권 동창회 커뮤니티로, 싸이월드가 주도권을 잡자 미니홈피 서비스 아류작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영상 포털 서비스인 판도라TV와 구글이 인수한 유튜브와 '비슷한 서비스' 정도로만 인식됐었다.

하지만 올해 초 인수한 동영상 아카이브 서비스의 원조격인 엠엔캐스트의 인기가 폭발하면서 동영상 UCC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엠엔캐스트(www.mncast.com)는 동영상을 모아 보여주려는 서비스가 아니다. 흔히 말하면 '펌질을 권장하는 사이트', 좋은 뜻으로는 '동영상 분배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곳은 사용자가 동영상을 올리고 동영상을 원하는 곳에 옮겨 놓기 편한 구조로 돼 있다.

엠엔캐스트 사이트는 단순히 동영상을 올려 놓는 사이트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방문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 다만 이곳에 올려진 동영상이 인터넷으로 퍼져나가 얼마나 많이 보여지는지에 대한 관심뿐이다.

그래서 기존의 웹사이트 측정 방법인 페이지뷰(PV), 방문자수(UV)를 사용하지 않고 '플레이어뷰'라는 말로 표현한다. 엠엔캐스트가 보유한 동영상의 시청빈도를 부르는 말이다.

"조만간 하루 1천만 플레이어뷰에 도달할 것 같습니다" 다모임 이규웅 사장이 이 수치를 말할 때의 표정에는 '정복자'의 거만함과 그동안의 만년 2위의 설움을 딛고 1위로 등극하는 데 따른 '귀환자'의 회한이 담겨 있었다.

트래픽이 남아서 시작한 동영상 서비스

다모임의 동영상 서비스는 두 가지. 다모임 커뮤니티에 동영상 포털 개념을 덧붙인 아우라(aura.damoim.net)와 동영상 분배 시스템인 엠엔캐스트(www.mncast.com)가 그것이다.

"작년에 직원들이 절정기 트래픽에서 많이 떨어져 있어서 남아도는 대역폭을 채울 수 있는 서비스라며 아우라 기획을 가져올 때만해도 동영상 서비스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다"고 이규웅 사장은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그의 표현대로 '직원에게 졌고' 지금은 '지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다모임 이규웅 대표는 64년생으로 1994년 신입 은행원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정보통신 기업 몇 곳에 다니다 1999년 다모임을 설립했다. 현재까지도 다모임은 청소년 커뮤니티 포털로 자리를 잡고 있다. 2002년 아이스타일(I.Style)이란 미니홈피 서비스도 내놨다.

하지만 다모임은 분야 1등을 거머쥐는 데 번번히 실패한다.

그러던중 2004년 12월 '직원들이 싸워서 쟁취해 낸' 동영상 서비스가 세상에 빛을 보였다. 물론 처음에는 단순히 커뮤니티에서 편리하게 동영상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정도의 기능에 머물렀다.

2005년 1월부터 동영상 검색을 시도하면서 차근차근 동영상 시대를 준비해나가던중 2005년 연말 야후! 야미를 필두로 엠파스, 네이버, 다음 등 대형 포털들이 동영상 검색에 몰려들었다. 당연히 당시까지 동영상이 준비돼 있던 곳은 판도라TV나 아우라 정도였다.

일약 동영상 UCC 스타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그즈음 다모임은 동영상 UCC 사이트인 아우라와는 별도의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동영상을 누구나 손쉽게 편집할 수 있는 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겠다는 것과 동영상을 간단하게 블로그나 카페, 게시판에 게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무료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매직원'은 그렇게 탄생했고, 2006년 4월 플래시 기반의 동영상 아카이브 서비스인 엠엔캐스트를 전격 인수했다.

'매직원'은 일본의 트랜스코스모스도 주목해 이 프로그램 하나로 30억원의 투자를 결정할 정도다. 트랜스코스모스는 일본의 대형 포털 애스크(ask.jp)를 소유하고 있으며 미국 애스크지브스(Ask.com)의 주주이기도 하다.

이규웅 사장은 "롱테일 콘텐츠가 쌓일 수 있는 기반은 매직원과 엠엔캐스트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지금도 헬스클럽 관장이 올리는 이두박근 키우는 법과 같은 UCC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엠엔캐스트에 하루 올려지는 동영상은 4천 건에 이르며 중복 콘텐츠까지 합치면 5, 6천 건이 훌쩍 넘는다. 하루에도 엠엔캐스트 동영상들이 인터넷을 타고 수십만 건씩 퍼날라지고 있다.

공유와 분배, 그리고 새로운 가치

"웹 2.0의 정신 가운데 핵심을 차지하는 공유와 분배에 충실한 서비스가 엠엔캐스트다"라고 이 사장은 말한다.

웹 2.0에 대한 논란을 달가와하지 않는 그에게 있어 웹 2.0의 폭발적인 가능성은 이미 눈으로 확인하고 있기 때문인지 기자와의 인터뷰 내내 '분배', '가치', '공유'라는 말을 수없이 되뇌였다.

아직은 비용에 비해 수익이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솔직히 말하는 이 사장은 각종 제휴 마케팅과 광고, 콘텐츠 유통 대행 등의 다양한 사업 제휴와 투자 제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다모임 전체 매출의 40% 가량이 동영상 광고로부터 나오고 있다.

인수합병에 대한 질문은 빠지지 않는 질문 코스. 그는 어떻게 대답할까 망설이다가 "오픈마인드다"라고 말한다. 이미 여러 곳의 제안이 여러 형태로 들어왔지만 그 혼자 결정할 사안은 아니라고도 했다. 다만 "든든한 파트너와 함께 꿈을 이루고 싶다"는 말로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인터넷 업계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도 물어보았다. 동영상 저작권 문제를 다모임은 어떻게 풀 것인가. 이 사장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칙어 설정을 통해 사전에 동영상 노출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현재 드라마나 영화의 전편을 몰래 올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분 이내의 분량만 올리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고작 그것뿐인가? 이 사장은 "솔직히 더 이상은 저작권자와의 대화로 풀어나가는 방법 밖에 딱히 없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동영상을 사람의 눈으로 직접 보고 제어할 수 있겠는가. 차라리 저작권자가 좀더 전향적인 자세로 동영상 유통과 콘텐츠 수급 채널로 동영상 UCC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포털 의존도를 거의 유일하게 자력으로 낮추고 있는 분야가 또한 동영상 UCC 분야다. 엠엔캐스트(www.mncast.com)는 올해 초 전체 사용자 가운데 약 97%가 네이버·엠파스 등 대형 포털의 검색을 통해 유입됐지만 10월에는 급반전해 약 86%의 사용자가 엠엔캐스트 사이트를 직접 방문해 동영상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규웅 대표는 스스로 '컴맹', 그리고 '퇴물'이라고 말한다. 컴퓨터도 잘 못다루고 나이도 인터넷 업계에서는 너무 많이 먹은 축에 속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가 7년 가까이 한 자리에 머무르며 이땅의 인터넷 부침을 몸소 체험한 경험만큼은 현재 업계를 좌지우지하는 후배들의 첨단 지식과 능력과는 또 다른 차원의 '포스'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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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을 쓰지 않으려다 씁니다. 입이 근질근질..

이쪽 업계를 만나면 늘 그만은 이런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동영상 UCC 업계가 마케팅 툴을 표준화할 시기다. 그래야 광고주들의 요구에 앞서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있고 이는 광고주들도 원하는 것이다.

-마케팅 툴이라 함은 영상 포맷의 일원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각 사이트도 이 표준에 맞춰 영업을 강화할 수 있고 동영상 광고주들도 각 옵션을 살펴본 뒤 단가 산정 등에 있어서 예측이 가능해질 수 있다.

-또한 저작권 대응에 대한 공통된 목소리가 필요하다. 단발적인 모니터링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고 날로 거세지는 저작권자들의 대응에 윈윈보다 대립 구도가 만들어지기 쉽다. 따라서 업계 협의체를 만들어 저작권자와 일치된 합의안을 이끌어 내 파이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걸림돌을 미리 치워 놓는 작업이 필요하다.

-업계 공동 마케팅 및 공동 해외 진출. 업계라고 해봤자 몇 개 안 됩니다. 다음, 네이버, 네이트 같은 포털과 함께 다모임, 판도라TV, 엠군(태그스토리), 디오데오, 프리챌 큐, 픽스카우 등이 전부죠. 솔루션과 개방성 등에 대해서는 서로 도와줄 수 있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어떠냐는 것이죠. 인기 동영상을 공동으로 콘텐츠 패키징화도 필요하겠죠.

그러나,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대답이 대세입니다.

업계가 선호하는 마케팅 툴이나 마케팅 방법이 약간씩 상이하고 동영상 앞에 광고를 넣느냐 뒤에 넣느냐, 스킨을 적용할 것이냐 말 것이냐 광고를 건너띌 수 있는 방법을 넣을 것이냐 말 것이냐 액티브 엑스와 플래시 중 어느 것을 표준 포맷으로 할 것이냐. IPTV나 모바일 등에 들어갈 때 어떤 형식으로 수익 배분을 이룰 것이냐 수익 공유와 분배에 대한 정책은 어떻게 정할 것이냐.. 등등 생각보다 서로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죠.

일단 그만은 중립을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에 손을 들어 줄 것이냐는 차치하고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입니다.

결국 대형 포털의 고착화를 벗어나는 길은 신개념 사이트의 공격적인 투자와 유저 유입 효과가 빛을 발해야 하는데 각개전투로는 포털이란 탱크를 맨몸으로 맞서는 결과이기 때문이죠. 각종 유행게시판이나 뉴스, 쇼핑 등이 모두 포털에 빨려 들어가는 와중에 그나마 포털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는 유일한 분야이기도 한 곳이 동영상 UCC라서 제가 조급한 마음에 업계에 이런저런 메시지를 던져보고 있습니다.

궁극의 미디어 2.0이란 큰 틀로 봐서는 동영상 UCC는 결국 미디어로 발전할 것이란 생각 때문입니다.

준프로를 끌어들여라, 수익 공유를 해라, 좀더 편한 저작권 관리 가이드를 만들어라 등등의 메시지는 결국 미디어 2.0 시대에 1인 브랜드가 동영상을 이용해 거대한 개인 미디어 물결을 만들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 모르나 UCC의 미디어화는 생각보다 우리 근처에 와 있습니다. 그만도 다시 동영상 편집 스킬을 배우고 있습니다. 오래전에 사용했던 프리미어 등 고급 편집툴을 버리고 좀더 쉬운 방식으로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동영상을 만들기 위해 '연습중'입니다.

동영상 UCC 업계는 그만은 물론 누구에게나 충분할만큼의 유통 채널로 기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박을 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의 신조는 꾸준히 읽히고 보여지고 논의되고 참고 될 수 있는 롱테일 콘텐츠가 쌓여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야 인터넷이 풍족해집니다.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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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1/11 11:09 2006/11/1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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