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4/25 부조리를 현실이 떠받들고 있다 (4)
  2. 2007/04/29 [책] 웹 2.0 경제학 - 웹 근본주의와 낙관론 (4)

부조리를 현실이 떠받들고 있다

Ring Idea 2008/04/25 19:58 Posted by 그만

오랜만에 이상주의자이면서 현실주의자보다 뛰어난 전략가들 몇 분을 만났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늘 아쉬운 것은 이상주의자들에게는 전략가가 없고 현실주의자들에게는 전략가가 많다는 것이었다.

현실주의자들에게는 부조리와 불합리는 장애가 될 수 없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이용해야 할 대상이며 타협의 대상일뿐 결과론적으로 성과를 내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과정보다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느끼는 이상한 부조리의 공감대가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나쁘고, 안 좋다는 것쯤은 판단할 수 있지만 그것이 만들어낸 결과가 '부'와 '명예'라면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과정쯤은 '누구나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작위적 일반화가 일상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작위적인 일반화는 권위주의 사회가 산업사회로 급격하게 이동하면서 명예가 곧 돈이고 돈이 곧 귀족을 만드는 단단한 악순환 고리를 만들어 놓는다. 이 고리 속에 행여라도 고리를 끊기 위한 시도가 있다면 내부자든 외부자든 가리지 않고 심각한 철퇴를 가한다.

인간은 욕망의 동물이다. 그래서 이기적이다. 종교와 철학, 그리고 사회 조직과 법률로 우리의 잠재돼 있는 꿈틀거리는 욕망을 잠재우는 방법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그것이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에 수많은 종교와 철학, 사회조직과 법률은 욕망을 변호하는 수단으로 바뀌고 음지의 고리는 더욱 단단한 결계를 만들어 놓는다.

중요한 것은 그 단단한 결계를 끊어놓기 위한 이상주의자들의 전략이 너무 나약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나약함이 폭력성으로 나타나고 경험부족과 왜곡된 실천, 또는 변절을 낳았다. 암흑의 결계를 끊어 놓고 새로 형성한 고리가 더 엉성하게 되어버리는 결과로 나온 것이다. 이 결과는 다시 이상주의자들의 목을 죄어온다. 그들의 이상 조차 의심받을만큼의 타격으로 되돌아온다.

이상주의자들의 전략은 그래서 더 치밀해야 한다. 더 장기적이어야 하고 인간들의 욕망을 다독거릴 줄 알아야 한다. 흥분하면 지는 거다.

그런 이상주의 전략가를 만났다. 이들은 현실의 부조리를 온몸으로 부딪히면서 현실 속에서 생존법을 배웠지만 이상을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현실주의자들의 약점을 찾아 오랜 동안 숙성의 과정을 거쳐왔다. 현실주의자들이 만들어내는 결과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놓으면서도 충분한 이상과 명분을 세울 수 있는 전략가들이 탄생되고 있는 것이다.

이상주의자가 몽상가로 빠지지 않고 실천력을 갖춘 전략가가 되는 순간은 어쩌면 너무 더디게 올지 모른다. 현실주의자들의 거센 도전을 오히려 즐겁게 받아주어 현실주의자들에게 또 다른 깨달음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실주의자들에게 단기적으로 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실주의자보다 더 치열한 현실주의자가 되어 변질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언젠가 우리 앞에 부조리를 밟고 서 있는 모습을 꿈꾼다. 그들과 우리의 궁극의 승리를 응원한다. 적들의 심장 속 깊숙이 이상을 꿈꾸는 그들에게 희망을.. 금요일 밤 건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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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필로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누구시길래 그만님이 이렇게까지 칭찬하시는 건가요?
    소개좀 시켜주십시오^^

    2008/04/25 21:34
  2.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2008/04/28 18:52
    • 그만  수정/삭제

      아, 뭔지 알았습니다. ㅋㅋ 알겠습니다. 저도 바톤을 이어보죠~

      2008/04/29 01:06

웹 2.0 경제학
김국현 지음/황금부엉이
웹 2.0 트렌드와 함께 IT인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인기를 얻은 책.

이미 속독으로 한 번 읽었지만 두 번째 읽었을 때는 저자의 무지막지한 낙관론 속으로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몇 번의 마주침 외에도 저자와 그만은 적지않은 인연이 있어왔다. 저서를 평가하기에 앞서 저자와 그만과의 인연을 잠깐 되새겨보자.

한 IT 외신 매체에 근무하던 그만, 후배로부터 '재미있는 컬럼 필자를 알고 있다'는 소개를 받았다. 그 후배의 지인이기도 한 그는 웹으로 그림도 그린댄다. 그런데 개발자라고 한다. 이후 그로부터 몇 편의 글을 받았다. 그리고 그만은 그로부터 '선동가적 기질'을 글로부터 받게 됐다. 친절했으나 투쟁적이었고 매우 거칠었으나 그 이상으로 친절했다. 유머러스했으나 사뭇 진지했다.

그에 대한 인상은 이 책에서 절정을 이룬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낙관론이 책 속에 녹아들어가 있다. 그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은 매우 친절하며 사례도 매우 풍부하다. 설득력있도록 존대어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사실은 거기서 끝이다. 그 안에 숨겨진 함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그의 낙관론에 있어서 어떠한 함의를 발견하기엔 부담스럽게 거칠다. 그냥 그렇게 알라는 식이다. 친절한 듯이 사례를 나열해 놓았지만 그의 이야기는 몇 없다. 그렇게 그는 자신을 던져 놓지 않은 상태에서 '가이드' 역에 머물러 있었다. 기대보다 덜 투쟁적이었다는 말이다.

물론 그를 뼛속까지 아는 사람들이라면 다른 평가를 내리겠지만 그와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그보다 덜 전문적이고 그보다 그가 말하는 '현실계'에 더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는 그만으로서는 '이상계'와 '환상계'라는 모호한 조어를 들이대는 것부터가 부담스럽다.

요즘 종종 저자가 말한 '이상계'와 '현실계', 또는 '환상계'를 구분지어 말하려는 주변인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지만 그런 분류조차 웬지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가 말한 '현실계'의 위기는 '이상계'의 성장 때문에, 또는 '환상계'의 확장 때문이라는 이야기로 들린다. 실제로 그의 현실 위기론은 상대적으로 이상계에 대한 낙관적 시각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책이 나온 지 9개월이 지나고 있는 지금 시점에도 그의 이야기는 신선하게 퍼덕거린다. 하지만 본질에 접근하지 못한 그의 이상계 위주의 설명은 오히려 괴리감만 느끼게 만들 뿐이다.

아니다. 사실은 그는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쥐고 있는 본질에 대한 설명이 미진할 뿐이다. 그래서 이 책은 미완이다.

작년 10월 경 이 책을 빌려 읽고 속독으로 하루만에 되돌려줄 때는 '도대체가 새로운 것이 없구만' 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 정독한 이후 드는 느낌은 '친절한 설명이 고맙긴 한데 왜 그런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데'라는 것이다. 또는 미래에 대한 애정어린 낙관론은 거대한 현실계의 권력에 대한 약간의 무시라고 보여진다. 그만도 종종 그가 말하는 현실계를 무시하곤 하지만 결국 무릎을 꿇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드는 생각일 것이다.

그만이 지금 당장 '블로거 10만 양병설'을 주장하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그는 거침없이 달려가는 새로운 조류에 대해 잘 포장해 놓았다. 그것도 이쁘고 아기자기하게 말이다. 적어도 그는 독자에게 웹 2.0이란 선물을 포장한 리본 하나 풀어볼 것을 친절하게 권하는 상점 주인 같다. 단, 웹 2.0에게는 아직 A/S가 없다. 근데 경제학은 어디에 나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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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웹 2.0 경제학

    Tracked from 레인블루 :: 책과 영화와 인터넷이야기  삭제

    웹 2.0 경제학 김국현 지음/황금부엉이 이미 유명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김국현씨의 책이라는것을 알고 난 다음에 어떤 믿음같은걸 가지고 주문하게된 책입니다. 웹2.0 이라는 키워드야..

    2007/04/2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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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ainblue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아쉬운점이 있지만, 그래도 웹2.0이라는 현상을 이해하는데는 좋았던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제학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이책을 읽으신 분이면 누구나 가지게 되는 의문인것 같습니다. ^^ 부족하지만 제가 작년에 썼던 책의 후기를 트랙백으로 던지고 갑니다. 잘 지내시죠? ^^

    2007/04/29 21:09
    • 그만  수정/삭제

      비슷한 책을 몇 권 읽은 저로서는 새로울 것도 별로 없었지만 '일관된 낙관론'은 매우 신선했답니다.^^
      좋은 후기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04/29 23:27
  2. 학주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읽은 책입니다.
    읽다보면 나오는 이상계, 현실계, 환상계 이야기에 무슨 환타지 소설을 쓰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
    그런데 후기의 내용대로 전체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이 강해서요. ^^;
    그래도 재밌게 읽었던 책인듯 합니다.
    저도 언젠가 이 책에 대해서 포스팅할려고 했는데 먼저 하셨네요. ^^;

    2007/04/3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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