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짱' 온라인 팬 급증, 출판 등 오프라인 진출 활발

블로그가 우리나라에 소개됐던 2002년 이후 수많은 블로거들이 독자적인 블로그 사이트를 개설했다.

하지만 그동안 개인들이 꾸린 블로그의 많은 수가 단지 클릭수를 높이기 위한 '펌질용 스크랩북'으로 전락해버렸다.

또한 지나치게 개인적인 관심사에 몰두하다 보니 블로그를 읽는 독자들에 대한 배려가 드물었던 것도 사실이다.


반면 이러한 가벼운 블로그에 대한 비난에 맞서 당당할 수 있는 파워 블로거들의 꾸준한 블로깅이 주목받고 있다.

일부는 블로그만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으며 일부는 블로깅한 내용을 책으로 옮겨 오프라인 서점가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요즘은 아예 책을 내기보다 인터넷으로 먼저 등단하는 만화가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신만의 만화를 꾸준히 연재하면서 인터넷 독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인기 만화가의 반열에 오른 작가도 여럿 된다.

블로그와 유사한 개인미디어인 미니홈피에서도 인기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예 이런 인기를 활용해 돈을 벌어들이는 일까지 가능해졌다.


온네트에서 운영하는 전문 블로그 서비스 이글루스(www.egloos.com)는 일찍부터 이런 블짱(?)들을 꾸준히 선정해왔고 뽑힌 인원만도 벌써 220여명이 넘어서고 있다.


싸이월드의 투멤(투데이 멤버)이나 네이버의 오늘의 블로거와 일맥 상통한 이글루스의 피플은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블짱’으로 인정받고 있는 블로거들이다.


일주일에 한번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밝혀왔던 피플이 벌써 200여명이 넘으니 다른 블로그 서비스의 블짱들까지 하면 온라인에서 짱소리 듣는 사람이 어느덧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수많은 블로거 속에서 조용히 지내다가도 블짱에 등극하게 되면 갑자기 많아지는 방문객들을 응대하느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또한, 주위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블로거들의 관심이 많다는 생각에 블로그에 써 내려가는 글 하나하나에도 책임감을 느끼며 작성하게 된다.


한편 블로그라는 것이 대부분 글과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 내용들을 모아 책으로 만드려는 출판사들의 접촉 덕분에 온라인 작가의 등용문으로 그 모습을 달리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화부문 파워블로거 '눈에 띄네'

온라인 게임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수인씨가 그 대표적인 사례. 게임 개발자들의 일상을 재미있는 4컷짜리 카툰으로 구성된 이야기들로 만들어진 블로그로 이글루스 내부에서 유명세를 탔던 게임회사이야기(neverwhere.egloos.com)는 게임 관련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어 2004년과 2005년 가장 많은 링크가 걸린 블로그가 되었다.

블로그에서 작업한 160컷의 카툰들을 모아 오는 22일 책으로 출간하는 이수인씨는 벌써 예약판매로 인터넷부문 베스트셀러 3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어 블로그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인터넷 만화 작가는 의외로 많다.

최근 신문이나 출판으로 봤던 신선한 그림들은 대부분 인터넷에서 출발한 것들이라고 보면 된다.

2003년 문화관광부가 뽑은 ‘2003년 대한민국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대상’에서 정철연씨의 ‘마린 블루스’(www.marineblues.net)가 대상을 차지했던 것은 만화계에서 의미심장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 결과가 놀라웠던 것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만화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성공했기 때문이다.

기존 만화들은 만화잡지를 통해 등장해 단행본인 코믹스를 거쳐 캐릭터화되고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으로 외연을 넓히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성게군’을 비롯한 해산물을 패러디한 마린 블루스의 캐릭터들은 인터넷에서 태어났다.

출판 대신 네티즌으로부터 직접 선택을 받은 것이다.

대상 수상에도 네티즌들의 힘이 크게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온라인 투표방식으로 진행된 인기상의 경우엔 15일간 15만명의 네티즌이 투표에 참여해 마린 블루스를 밀어줬던 것이다.

이외에도 사실 인터넷 블로그 형태로 등단한 만화 캐릭터는 적지 않다.

386세대의 추억을 감칠맛 나게 표현한 만화로 네티즌의 폭발적 사랑을 받은 강도영씨의 ‘강풀닷컴’(www.kangfull.com), 풍부한 감수성으로 인터넷을 통해 출판계 진출에 성공한 심승현씨의 ‘파페포포 메모리즈’(www.papepopo.co.kr)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독특한 캐릭터와 유머러스한 이야기 진행으로 인터넷에서 인기를 모은 고리타넷(www.gorita.net), 캐릭터 상품으로도 성공한 감자도리(www. gamzadori.com), 스노캣(www. snowcat.co.kr) 등도 기성 만화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엠파스에서 눈에 띄는 블로그로는 '카키의 그림일기(blog.empas.com/khaki99)'가 있다.

주부인 작가가 생활 속에서 느낀 그대로를 그려 올려 놓으면 수십개의 댓글이 달리고 이를 다시 작가가 친절하게 답해주어 작가와 마주 앉아 대화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다.


 

블로거 오프라인 진출 러시, 온-오프 경계는 없다

얼마전 전시회를 연 전문 작가의 블로그도 눈에 띈다.

'달연 예쁠아의 풀꽃으로 전하는 사랑 이야기(blog.empas.com/yeppla)'의 작가는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열 정도로 '프로'다.

풀꽃 그림을 주로 그리는 작가는 블로그에 어떤 작품이 엽서로 인쇄하기 좋은지를 즉석해서 물어보는 이벤트를 열자 블로그 독자들이 친절하게 작품을 평가해주기도 했다.


한국형 개인 미디어의 효시쯤으로 불리는 싸이월드에서는 페이퍼(paper.cyworld.com) 서비스를 이용하는 60명의 페이퍼 공식 작가들 중에서는 현재까지 열네권의 작품집이 발간됐다.

페이퍼를 통해 작가 생활을 하다가 많은 구독자가 확보되고 컨텐츠가 검증되면 출판계에서 러브콜이 오는 것. 출간 서적의 카테고리는 다양하다.

카툰, 일러스트 류와 같은 감성 컨텐츠부터 현대적 시각에서 기술한 삼국지 처세론, 경제 서적, 취업전망대 등의 실용서적까지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김은정 씨는 자신의 일러스트를 일상과 함께 담아 발행한 페이퍼(paper.cyworld.com/joyillust)가 구독자수 8,748여명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면서 일러스트 에세이집 ‘하트 쿠키’를 출간했다.

독자들에게 인기를 끈 캐릭터를 이용한 사이트도 오픈한 상태다.


또한 페이퍼로 한페이지 인터넷 단편 소설을 발행해온 서진 씨는 이 소설들이 싸이월드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해 12월 한페이지 단편 소설집 ‘원페이지 스토리’이어 최근 2권까지 서적을 발간했다.

페이퍼 ‘명품 다이어트 & 셀프 휘트니스’(paper.cyworld.com/nayanoss) 송민경씨는 캐나다에 거주하는 학부모로 웨이트 트레이닝 ‘멋지게 늙어가는 법’을 페이퍼로 연재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페이퍼 구독자 수 1만 6천명과 1337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캐나다에서 잠시 귀국해 ‘송민경의 명품 다이어트 & 셀프 휘트니스’ 책을 펴낸 송민경 씨는 책의 수익금 전액을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불우 청소년을 위해 쓰여지도록 했다.


 

인터넷에서 뜨면 돈도 따라 온다?

개인형 미디어라고 해서 오로지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보상없이 쏟아야만 한다는 전제는 잘못된 것일까? 지난 8월 싸이월드가 지난 선보인 기업형 미니홈피 서비스 '타운(town.cyworld.nate.com)'은 큰 비용없이 1,600만 싸이월드 회원과 1촌이라는 인맥 관계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마케팅, 홍보 툴로 주목받고 있다.


이 서비스가 개설된 지 세 달만에 타운에 입점한 기업과 법인 단체는 무려 1만 개 이상. 매일 250여 개 타운이 새롭게 입점했다.


최근 가장 가장 큰 성공사례로 꼽히는 타운은 ‘유니버설 발레단’(town.cyworld.com/universalballet). 유니버셜 발레단은 싸이월드 타운홈피에 문을 열고 일촌마케팅을 하면서 전회 공연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발레의 경우 매진사례란 유례없는 것이며, 특히 유료관객이 85% 이상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대중과는 멀게만 느껴지는 발레의 숨겨진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어 싸이월드 타운홈피를 오픈했다는 운영자 박수현 씨는 “사진과 글만으로도 젊은 네티즌들이 충분히 발레와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이 오르는 ‘지젤’에 대한 홍보가 타운홈피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또한 “일촌들의 응원이 무용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RC 클럽(town.cyworld.com/RC)역시 대표적인 타운 성공사례. RC클럽은 타운 개점후 월 매출 500만원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클럽룩 쇼핑몰이다.

RC 클럽 운영자 이현아씨는 타운 입점으로 맺은 일촌수가 1만명을 넘어서고 방문객이 78만명에 이르는 등 20대 여성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연예인이 아니어도 각 사진마다 150~200스크랩을 기록할 만큼 인기가 높은데, 이씨가 직접 디자인한 옷을 입은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 1촌들도 자유롭게 사진을 등록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운영자 이현아씨는 “미니홈피를 통해 1촌이라는 잠재 고객을 사귀고, 입 소문까지 내주는 등 1촌들이 열렬한 단골 손님으로 바뀌었다”며,“타운 RC클럽으로 방문객과 매출이 매달 증가하면 최근에는 전문 패션몰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 블로그의 비결 '꾸준히, 자신만의 것으로'

이렇듯 블로그하다 '어느 날 깨어나 보니 접속자가 폭주해 있더라'는 블로거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들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었을까?

싸이월드의 공식 페이퍼는 페이퍼를 대표할 수 있을 만한 페이퍼 및 작가진을 말하는 것으로 현재 공식페이퍼 작가는 현재 60명이 활동 중이다.

싸이월드에서 귀띔하는 공식 페이퍼 선정 기준으로는 ▲글 주제에 대해 일관성 있게 연재하는 페이퍼, ▲차별성과 참신함을 가지고 직접 작성하신 페이퍼 ▲성실함과 노력이 돋보이는 페이퍼 등이 있다.


사실 이는 각종 포털형 블로그에서 주기적으로 뽑는 '오늘의 블로그' 등의 선정기준과 일맥상통한다.

블로그 역시 저작물이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끄적이고 남의 것을 퍼나르기 보다 자기가 제일 잘하는 것이 무엇이고 얼마나 꾸준히 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파워 블로거로 성장할 수 있느냐의 기준이 된다.

또한 쌍방향성 미디어인 인터넷의 특성상 자신을 찾아주는 팬이나 독자들이 달아 놓은 답글에 얼마나 진심으로 답해주느냐도 자신이 운영하는 개인 미디어의 인기를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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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5/11/22 11:46 2005/11/2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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