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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언론 [깜이 안 돼서?]

2007/10/30 15:56

역시 '깜'이 안 되는 것이었을까?

주요 일간지들은 삼성 소식을 외면하고 있다.

기자적인 본능을 발휘한다면 꽤나 먹힐만한 사안인데도 말이다. 왜 그럴까?

주요 일간지 '삼성 비자금' 기사비중 분석 [미디어오늘]

부제가 확 눈에 들어온다.

"한겨레만 12건… 조중동 1건, 경제지는 침묵"

침묵의 카르텔은 진행중이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측도 예상했을 것이다. 그래서 추가 폭로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어쩌면 이번 '한방'으로는 거대한 삼성의 자본력과 조직력에 의해 신문사들은 눈치를 보다가 슬쩍 다른 이슈로 옮겨갈 것임을 미리 예단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이번 사건은 한겨레만의 특종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것 또한 작전이었을 것이다. 한겨레신문만의 특종이라면 다른 신문들이 의도적인 배제 전략을 구사하면서 침묵으로 응대했을 것이고 역시 한겨레신문도 그렇게 묻혀버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겨레신문과 시사iN, 한거레21은 공식적인 기자회견 시점에 기사를 쏟아낸 것이다.

불길한 예감은 늘 적중한다고 했던가. 역시나 주요 일간지들은 그렇게 침묵하고 축소하고 가치 비중을 낮게 보도했다.

뉴스가치의 측면에서 이 사건은 매우 의미심장하며 나름 "깜"이 될만한 사안이 분명하다.

뉴스가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 즉 주지저명성과 갈등 비중, 그리고 사회적 파장과 의미는 꽤나 뉴스 미디어들에게 군침을 돌게 만드는 꺼리였을 것이다. 삼성과 삼성의 고위임원을 지낸 바 있는 인물의 갈등과 공격, 방어가 빈번하게 나타날 사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도적인 외면과 침묵의 카르텔 전략, 그리고 물타기 전략은 늘 주효했다.

오늘 포털에서는 이 사건이 어디 구석에나 처박혀 있게 되고 삼성의 반박이 기계적인 중립성과 객관성에 경도돼 있는 언론사와 포털사들에게 같은 비중으로 나란히 배치된다.

검색에서는 어떠한가. 뉴스 검색에서 '삼성'을 검색하면 뜬금없이 2012년에 영업이익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거창한 이야기로 도배돼 있다. 환상적인 물타기 전략이 아닌가. 언론사들에게 현재와 과거는 재미없는가 보다. 2012년에나 있을 이야기가 현재의 문제제기를 덮는 형국이니 얼마나 우리나라 언론이 미래지향적인가!
('삼성 비자금'으로 구체적으로 검색하는 것이 좋다...^^)

댓글은 어떠한가. 문제제기에 대한 댓글이 달리면 여지없이 '삼성에서 호의호식하던 놈이...', 또는 '돈을 얼마나 더 받고 싶으면...', '삼성을 욕하지 마라 삼성이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데....' 식의 물타기 댓글이 달린다.

잘못된 것을 감지했고 무언가 잘못됐다는 판단, 그리고 그 사안을 파고들만한 명분만 서 있다면 끈질기게 파고들 필요가 있다. 그것이 아젠다세팅(의제설정)의 권한을 갖고 있는 언론의 사명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부딪혀야 할 벽이 클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대통령 말 한마디에 사설도 쓰고 여러 면 잡아서 정신 분석학까지 동원하는 자세라면 해볼만 한 게임이 아닐까?

언론의 침묵의 카르텔... 이를 지켜보는 그만과 같은 독자들이 반드시 있다.

*** 덧, 아래 기사. 이게 아무래도 현재 언론의 불편한 입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웬만해선 이런 이야기 하고 싶지 않은데.. 행간을 보시기 바랍니다.^^

때론 사회의 흠집처럼 보이더라도 불완전한 인간이 모여사는 곳엔 `합리적 무시`가 필요하다. 도무지 양보와 인내를 모르는 폭로꾼들이야말로 사회를 위협하는 `한국판 탈레반`이라고 나는 폭로한다. [데스크 칼럼] 불편한 진실, 불량한 폭로[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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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비자금, 삼성, 언론, 의제설정, 침묵의 카르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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