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근래, 수 많은 미디어 중에 하나로 취급해주는.. 포털에 들어가야지만, 그나마 살길이 뚫리는 신생 미디어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런데 못들어갔습니다 -0- 그런데, 어딜가도 포털에 입점(?) 못한 미디어는 미디어 취급을 안해주더군요. 기자들은 기자들대로 홍보/광고국은 그들대로 이중고에 시달렸습니다. 한동안 욕이 입에 붙어 떨어지질 않더군요.
에잇!@ 기회 닿는대로 제 포스트를 통해 포털이나 한번 씹어봐야겠습니다 >_<
솔직히 신생 미디어는 포털이 아니더라도 늘 괄시받게 되죠. 마이너라는 자괴감은 스스로를 좀 먹고 그것을 벗어나기 위한 무리한 기사쓰기는 오히려 역효과만 나오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좀더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찌됐든 포털에 입점하는 목적을 좀더 분명히 해야 합니다. 포털 입장에서도 신생 미디어나 마이너 매체와의 제휴에 대해서는 꺼리는 것은 솔직히 이해도 갑니다. 그럼에도 현재 '갑'의 위치에 있는 포털로서도 올드 미디어의 잘못된 관행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콘텐츠의 가치에 대해 좀더 면밀한 관찰과 신생 미디어에 대한 좀더 적극적인 지원을 위한 방안 마련을 해주는 것도 상생을 위해서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타당한 지적 입니다. 판에 박힌 대답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하지만(판에 박힌 대답이 아니였다면, 아마 100% 기자가 의도했던 대답으로 기사는 써졌을 겁니다), 그나마 판에 박힌 대답도 좋은 대답은 아니였던 것 같네요.
그만님 표현처럼 핵심은 '독점 현상'을 조사하는게 아니라 '거래행위에 있어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했는지' 여부일 겁니다. 헌데 요 며칠 모든 언론들로 부터 쏟아져 나온 기사를 보세요. 모든 야마는 '독점 현상'이고 조금 더 거칠게 표현하면 '부당한 방법으로 독점적 위치에 오른 포털은 규제해야 한다'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이해하고 보려해도 왜곡된 피해(공격)의식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았다고 할 수 없지 않나요. 좀 다른 이야기지만 며칠전 나온 "지식검색 의외로 믿을만 해" 같은 의미있고 신뢰할만한 설문조사 결과 기사는 어떤 언론도 쓰지 않더군요 (이건 포털의 피해의식인가요? 쩝).
그만님이 쓰신 것 처럼 "가격 결정은 협의하는 것이고 대부분 포털은 협상에 있어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매우 당연하며, 다만 그것을 남용하거나 불공정한 거래를 강요한 적이 없다"고 말해야 정답입니다. 그리고, 홍보실 직원의 멘트가 관건이 아니라 실제 그 영향력을 남용하거나 불공정한 거래를 강요한 적이 있는지가 핵심이겠구요.
그럼 다음은 실제 포털들이 그런 남용(기준이 참 모호하고 상대적이죠. 영향력이 적은 곳은 자신들이 그 영향력에 남용 당했다고 느끼게 되어 있습니다. 포털들이 몇년간 모바일 시장에서 통신사들에게 받은 느낌도 비슷한 느낌일 겁니다) 사례가 있었냐는 점 인데. 아마 법적으로는 걸릴게 없을 겁니다. 그건 잘 피해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그럴 겁니다.
인터넷 시장이 통신,방송 시장이나 오프라인 유통시장 처럼 구조화된 곳도 아니고 몇년 안에 갑작스레 성장한 포털이 그런 중소CP들을 소위 등쳐먹고 영향력을 남용해서 성장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아마 그런 중소CP와의 마진을 통해 성장하려는 노력을 할 정신도 없었을 겁니다. 이건 실제 포털 비즈니스의 성장 요인을 보면 이해하실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포털들이 사회적 영향력에 비해 자신들이 속한 생태계에 대한 고민과 책임감이 약한건 명백한 사실 입니다. 이건 급속한 성장 등으로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변명으로 먹힐 수 있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헌데 그런 남용 사례 성격으로 언론사의 컨텐츠 가격을 거론하는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인 컨텐츠 가격이란게 있을까요? 실제 조선일보 기사의 월 포털 제공가는 대략 2-3천만원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이게 제대로 된 콘텐츠 가치 평가라고 물으시면, 아마도 그럼 어느정도의 가격이 제대로 된 가격이냐는 질문이 돌아올 겁니다. 흔히 이야기 하듯 조선일보가 매월 기사 생산을 위해 들이는 비용이 얼마인데 월 몇천만원이 말이 되느냐는 질문은 잘못된 질문 입니다.
몇년전 상황을 보죠. 3-4년 전만 해도 언론사들은 포털에 기사제공을 할때 정보제공료에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자신들이 생산한 기사는 주되게 지면을 통해 1차 소비가 이루어지는 것이고, 포털이나 모바일 등은 2차, 3차 소비가 일어나는 곳으로 인식했고 자신들의 기사를 마케팅하는 창구로 생각했던 겁니다. 물론 여기에는 언론사 닷컴의 문제도 섞여 있죠. 헌데 이것이 오히려 포털 등을 통해 주소비가 이루어지다 보니 지금과 같은 피해의식이 나오게 된거라고 봅니다. 한마디로 표현해버리면 '언론사들의 전략 부재' 입니다. 실제 포털에서 언론사에 주는 비용은 최근 몇년간 매년 최소 50%, 최대 100% 이상씩 상승해 온 걸로 압니다(무려! 그리고, 각 언론사 마다의 차이는 있을 겁니다). 그럼 도대체 얼마가 합리적인 컨텐츠 가격일까요?
얼마전 조선일보가 쓴 "인터넷 포털업체 네이버에 연예뉴스를 제공해오던 A사는 얼마 전 공급계약을 끊었다. 네이버 측에서 당초 1000만원 안팎이던 연예 뉴스 공급 계약을 갑자기 수백만원대로 깍자고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네이버에 뉴스를 공급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연예뉴스 매체로서 무덤을 파는 일이지만, 협상의 여지도 없이 몰아붙이는 계약 방식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는 기사 같은 사례가 정말 있다면 그건 법적으론 문제가 안될 수 있겠지만, 사회적 문제제기가 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헌데 조선일보의 그 기사는 오보로 밝혀졌고, 원 기사 삭제와 정정보도가 나온걸로 알고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좀 더 노골적이였던 것 뿐이지 사실 다른 언론사가 포털을 대하는 공격의식은 결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위 사례처럼 포털들이 언론사들에겐 계약기간 종료로 인한 정당한 계약만료도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 입니다. 신생매체에 대해서는 또 나름의 딜레마가 있겠죠. 신생매체들은 왜 우리와 계약을 안하냐고 문제제기 합니다. 기존매체들은 포털에게 포털이 무책임하게 검증안된 신생매체들을 키워서 저널리즘을 망쳤다(실제로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줄였다 겠죠)고 공격합니다. 솔로몬의 지혜라도 필요한 순간이죠.
결국 Key는 언론사든 어디든(언론사가 CP의 전부는 아니니까요) 자신들의 컨텐츠가 포털을 통해 유통될때 직접적인 수익이나 광고 수익을 쉐어할 수 있는 모델이 가능하느냐의 문제일 것 같습니다. 포털은 포털대로 유통의 역할과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이니셔티브를 가져가고, CP는 CP대로 컨텐츠 생산자로서 지속 가능한 생산이 가능할 조건을 가져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건 CP를 블로거로 대입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근데 너무 뻔한 이야기 인가요...?)
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자신들을 CP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CP로 전락(?)할 순 없다는 생각이 크죠. 대부분의 언론사는 과거 자신들이 가졌던 컨텐츠에 대한 생산과 유통 전반을 아울렀던 과거의 영화를 뺐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 합니다. 언제까지일진 모르지만요.
여하튼, 저는 그런 모델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은 (국내 포털들이 evil이 아닌 이상)필연적이라고 생각하구요. 또한, 그를 앞당기는 건 생산적인 논의일 겁니다.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 제시 없는 CP 달래기가 눈가리고 아웅인 것 처럼, 구체적인 지적이 없는 포털 비판도 그 한쌍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 포털에는 외부의 지적처럼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며 현재의 우월적 지위를 관성화 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물론, 그 반대가 여전히 주류 입니다). 혹시라도 이런 움직임이 주류가 되지 않기 위해선 외부의 지적이 필요함은 주지의 사실일 것이고, 포털들은 그런 지적에 대해 '판에 박힌 대답'으로 일관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가 하는 아웃링크나 뉴스박스를, 대부분의 포털이 진행하는 이용자위원회를 '눈가리고 아웅'으로 보든, '의미있는 변화와 노력'으로 보든 그건 자유 입니다. 하지만, 정확하고 근거있는 지적이 구체적인 변화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만님 같은 분이 그런 역할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 그만님 글을 보면서 댓글을 달다보니 본의 아니게 그만님 글을 조금씩 반박하는 뉘앙스 같아졌네요. 그런 뜻 만은 아님을 이해해주실거라 믿습니다. 유익한 글 잘 보구 있구요. 요 며칠은 덕분에 보석 같은 블로그들도 알게 되어서 감사했습니다.
- 몇 가지 첨언을 하자면 포털도 당당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물론 당당하게 대처해나가리라 믿지만, 괜히 빙빙 돌리면서 수세적으로 나갈 것이 아니라 솔직하고 진실한 자세로 조사에 임한다면 큰 문제는 드러나지 않으리라 봅니다.
그만도 본질은 언론의 피해의식이니 반대로 포털의 피해의식이니를 따지고자 하는 것이 아닐텐데 언론의 '올커니~'하는 식의 태도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사실은 없고 '정황'에 의존하는 태도도 옳지 않죠. 다만 이 글은 양비론 양시론으로 쓸 수 있는 사안임에도 일부러 포털에 대해 강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 '갑'과 '을'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남용이나 고압적인 자세, 강압적인 태도에 대해 극구 부인하기 전에 '을'의 입장을 좀더 포용하고 그들과 함께 가는 모델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 제시는 사실 '갑'의 몫일 겁니다.
'을'이 서럽게 생각하는 것은 '갑'측의 협상 당사자의 작은 태도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상황은 이미 갑에게 모든 주도권이 있는 상황이고 을은 그나마 자신들에게 돌아올 수 있는 것을 계산해서 미리부터 낮은 자세로 들어가는 경우에 더 서러울 수 있을 것입니다. 좀더 사회적인 책임을 다 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갑'이라고 해도 '을'의 입장을 배려하고 '갑'이기 때문에 '을'보다 미리 한 발 양보해주는 미덕도 필요한 것은 아닐까요?
좀더 긍정적으로 접근해야 '차별'과 '역차별'을 넘어선 '상생'의 모델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언론의 콘텐츠 가격에 대해서 물고 늘어질 생각은 없습니다. 콘텐츠에 대한 원가 산정 자체가 불가능하고 콘텐츠 가치에 대한 정량적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초기의 언론이 포털을 지나치게 만만하게 보고 접근한 태도에 대한 응답이 지금의 모습을 만든 것도 사실입니다. 이미 수 차례 언론에 대한 비판을 해온 그만으로서도 포털에게 하고 싶은 말이 꽤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포스팅을 통해 계속 지적해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 그리고 미래에는 정작 우리는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나름 구상중입니다. 그 부분 역시 그만의 입장에서 머리가 아픈 주제인 것도 사실입니다. 언론과 포털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고 있으며 그 사이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금씩 제안을 해보겠습니다. 그만 개인이 그럴 위치나 그럴만한 그릇은 못 된다고 해도 모두가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언론이 바뀌어야 하고 포털도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양쪽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도의 밍숭맹숭한 이야기가 아닌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해야겠기에 좀더 장고의 시간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말씀하신 "실제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자신들을 CP로 생각하지 않습니다"에 대해서는 많은 인식 변화가 있음에도 여전히 현실인 것도 인정합니다.
또한 말씀하신 "구체적인 지적이 없는 포털 비판"에 대해선 사과드리죠. 그만이 구체적인 지적을 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고 해서 받아들여지거나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아서요. 그럼에도 colin님께서 "그만님 같은 분이 그런 역할을 해주셨으면 합니다"라는 격려의 말씀에 힘을 얻습니다. 앞으로 그런 노력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당장은 언론 내부에 대한 심각한 고민들에 대한 탐구와 그 해결방안에 대한 고민 때문에 포털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제시를 뒤로 좀 미뤄뒀습니다.
점차 언론과 포털, 그릭 인터넷 전체가 서로 행복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여러 분의 고견을 청취하고 주장하고 다시 여러분과 토론하는 블로그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답변이 너무 늦었습니다. 요즘 떠맡은 일들이 많아 수습하러 돌아다니느라 지금에서야 답글을 달았네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