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메인 뉴스에서 클릭해보고 들어와봅니다. 저는 국어교육을 전공했고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쓰신 글은 잘 봤습니다. 요즘 말을 아무렇게나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글이 나와서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언어 순화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무척 좋습니다.^^ 다만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읽고 나니 할 말이 많은데 간단하게 몇 자 적습니다. 이걸 적는 건 글을 쓰신 분이 잘못 알고 있는 지식으로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잘못된 지식을 전달할까봐 염려하는 생각에서 쓰는 것입니다.^^
첫째, '오입질'에 대한 것입니다. 적으신 부분 중에 <'질'이란 어미가 붙어서 '못된 짓'의 어감을 그대로 살렸습니다.>라는 말은 잘못 알고 계시는 부분입니다. 어미라는 국어학 용어를 사용하신 것으로 보아 편하게 쓰겠습니다.
먼저 '질'은 어미가 아니라 <접미사>입니다. 그러므로 형식형태소를 나타내는 표지를 붙여서 '-질'로 써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의미는 '못된 짓'이 아니고 ‘행위’를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이고 단어 자체는 전혀 부정적인 의미가 없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어미는 용언에 붙습니다. 오입은 한자어 명사입니다.) 다만 사람들이 '도둑질', '강도질' '오입질'같은 단어에서 연상되는 의미만을 생각하다보니 '-질'이 붙은 말은 모두 안 좋은 말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못질', '망치질', '대패질', '돌팔매질' 같은 단어들에서 '못된 짓'이라는 의미가 전혀 연상되지 않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둘째, '개고생'을 말씀하실 때는 ‘개고생'의 '개'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개자식', '개새끼'의 '개'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개자식', '개새끼'의 '개'는 사람이 기르는 가축을 가리키는 명사입니다. 한편 '개고생'의 '개-'는 ‘헛된’, ‘쓸데없는’ 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두사입니다. 따라서 글쓰신 분이 쓴 덧글의 <좀더 '개고생'을 했다면 더 많은 것을 찾을 수 있었을 거라고 '씨불'거려봅니다.>이라는 부분과 본문의 가장 끝문장인 <밤늦게까지 사전을 뒤적이고 검색해보느라 '개고생'했네요.> 라는 부분을 보면 글쓰신 분이 '개고생'이라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면서 쓰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개고생'은 파생어이고 '개자식', '개새끼'는 합성어입니다. 국어에 관심이 있으신 것 같은데, 설명드리지 않아도 이 정도 용어와 문법 지식은 아시겠지요? ^^ )
셋째, ‘싹쓸이’는 ‘싹 쓸어버린다’의 명사형이 아니고 단어 자체가 명사입니다.(명사형과 명사는 다른 거 아시겠지요? ^^) ‘싹쓸이’는 ‘싹’이라는 부사에 ‘쓸이’(‘쓸다’의 명사형)이 붙은 합성어입니다.
넷째, 사전을 이용하실 때는 다음이나 네이버의 사전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이용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국가고시에서도 출제할 때 근거로 삼는 사전이랍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더 있지만 키보드와 친하지 않아서 여기까지만 적습니다. ;;; 앞으로도 종종 들를테니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잘 보고 갑니다. ^^